
양 감독은 시즌에 앞서 조금은 독특한 5선발 구상을 밝혔다. 1+1으로 두 조를 구성했다. 1조는 윤성빈+송승준, 2조는 박시영+김건국으로 꾸려졌다. 5선발 두 조를 준비하면서 각 조의 등판 주기도 열흘로 두 배 길어졌다.
박시영은 양 감독의 일명 '롯데마트(1+1)' 전략을 시즌 초반부터 수정하게 했다. 박시영은 지난 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처음 등판해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박시영이 호투를 펼치는 바람에 김건국은 몸도 풀지 못했다. 박시영 홀로 선발투수의 몫을 해주면서 김건국을 건너뛰고 불펜을 가동했다.
양 감독은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선발로 박시영을 선택했다. 박시영은 열흘이 아닌 닷새 만에 또 한번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3일 '+1' 김건국에 이어 5선발 1조 윤성빈과 송승준마저 등판 기회가 사라졌다. 윤성빈과 송승준은 지난달 28일 사진 삼성 라이온즈전에 나서 각각 ⅓이닝 3실점, 3⅔이닝 3실점에 그쳤다.
양 감독은 "(박)시영이가 지난 경기에 정말 잘 던졌다. 잘 던졌으니까 한번 더 기회를 줘야한다. 잘 던지면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다. 야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좋은 선수가 있으면 쓴다. (9일도) 잘 던지면 몸 상태 보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영은 9일 두산전에서 2이닝을 던졌다. 비로 노게임이 선언돼 기록은 남지 않았지만, 2이닝 동안 6타자를 깔끔하게 범타로 돌려세웠다. 양 감독이 충분히 한번 더 등판 기회를 줄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박시영이 홀로서기에 나선 동안 4선발 장시환은 주춤했다. 3경기에 나서는 동안 기복이 심했다. 지난달 27일 사직 삼성전 2⅔이닝 6실점 패, 지난 2일 인천 SK전 5이닝 무실점 승, 7일 사진 한화전 2이닝 6실점 패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박시영이 아닌 장시환을 1+1 5선발로 바꿔 기용할 뜻이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양 감독은 "대답을 하기 힘든 질문"이라며 "여러 상황을 다 고려하겠다"고 답변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