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37개 정식 종목을 9일 발표했다. 여기에 야구는 빠졌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고 인기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는 꾸준히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현재 결정으로는 2022년 아시안게임에서 사라진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은 개최국의 의사가 어느 정도 반영되기 마련이다. 중국 시장이 크고는 있지만 아직 국가적인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아니다. 중국 내 인기 스포츠에 밀렸다는 시각이다. 그래도 야구계에서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중국보다 더한 불모지였던 인도네시아도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야구를 정식종목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향후 이 결정이 번복되길 기대하고 있다. 첫 채택 당시 빠졌던 종목이 향후 추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등 야구를 즐기는 나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야구가 소외되는 것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축구나 농구 등에 비해 세계적인 저변이 넓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도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야구가 사라졌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부활하기는 했으나 이는 개최국 일본의 입김이 강했다. 일시적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다시 빠진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국제대회에 걸렸던 병역혜택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전망이다. 금메달을 병역과 연관시키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여론의 비판과 별개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리그 우수 자원들이 병역을 해결하는 하나의 기회였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최근 6번의 대회에서 2006년 도하 대회(동메달)을 뺀 나머지 5번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과정에서 스타 선수들이 병역 면제를 받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림픽·아시안게임에서 야구가 퇴출당하면 이제는 국제대회에서 병역 면제를 받을 방법이 없다. 지금껏 비판을 받아도 실리를 챙긴 선수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경찰야구단 폐지로 군 복무를 하며 야구를 할 기회도 줄었다. 자연히 현역 입대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한 구단 2군 관계자는 “공익 근무도 자원들이 많이 밀려 있어 지역 사정에 따라 바로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예전보다는 현역 복무 기간이 짧아졌다. 경찰야구단 폐지로 국군체육부대(상무) 경쟁률도 치솟는 추세라 되도록 어릴 때 현역이나 공익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