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업셋'이었다. 25일(한국시간) 'UFC on FOX 14'이 개최된 스웨덴 스톡홀름 텔레2 아레나는 정적에 휩싸였다.
'럼블' 앤서니 존슨(30,미국)이 홈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몰러'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8,스웨덴)에 1라운드 1분 15초 만에 TKO(레프리스톱)로 승리했다. UFC 3연승을 거둔 존슨은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도전권을 따냈다. 올해 안, 챔피언 존 존스와 맞붙는다.
구스타프손 충격의 TKO패…존스 대 존슨 UFC 타이틀전 결정
1라운드 초반 케이지 중심엔 존슨이 있었다. 구스타프손은 좌우로 사이드스텝을 밟았고 원투 스트레이트, 로킥으로 거리를 좁히려는 존슨을 견제했다.
존슨은 구스타프손의 손가락에 오른쪽 눈이 찔렸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그 다음 대반전의 스토리가 펼쳐졌다. 구스타프손이 킥을 차는 순간, 존슨의 오른손 훅이 터졌다. 돌 같은 펀치를 안면에 맞은 구스타프손은 충격을 입고 뒤로 물러섰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데미지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러나 피 냄새를 맡은 존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 하이킥으로 존슨의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려는 구스타프손을 막더니 훅과 어퍼컷을 연달아 꽂아 넣었다. 충격을 입은 구스타프손은 앞으로 고꾸라졌고, 존슨은 백포지션에서 파운딩 연타를 쏟아냈다. 1라운드 2분 15초,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언더독 존슨의 대이변 연출이었다.
존슨은 2012년 1월 비토 벨포트에게 패한 후 UFC에서 퇴출당했다. 존슨은 이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체급을 라이트헤비급으로 올려 승수를 쌓아나갔다. 타 단체에서 6연승을 거뒀고 지난해 옥타곤으로 돌아와 필 데이비스,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에 승리했다.
웰터급에서 미들급 그리고 라이트헤비급으로 다이내믹한 체급변화를 경험한 존슨은 랭킹 1위 구스타프손까지 잡아내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도전권까지 따내는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썼다. 통산 전적은 19승 4패. 3패는 웰터급에서, 1패는 미들급에서 당한 것이다.
존스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던 구스타프손은 복병을 만나 통산 전적 3패째(16승)를 당했다. 2007년 데뷔 후 첫 번째 당한 (T)KO패였다. 타이틀전 출격 기회를 잃은 구스타프손은 홈팬들 앞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무사시의 카운터에 무너진 헨더슨…최근 6경기 5패째
댄 헨더슨(44,미국)은 게가드 무사시(29,네덜란드)의 거리를 뚫는 것이 과제였다. 190cm 루크 락홀드를 훈련캠프에 초청해 훈련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위기에 몰린 헨더슨은 이번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그러나 신장 185cm로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무사시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헨더슨은 무사시가 왼손 잽을 내면 머리를 숙이며 'H-폭탄(H-Bomb)'이라고 불리는 오른손 카운터 훅을 던졌지만 펀치는 허공을 갈랐다.
오히려 카운터는 무사시가 적중시켰다. 헨더슨이 왼팔을 쭉 편 채 접근하며 H-폭탄을 터트리려고 하자 무사시가 한 박자 먼저 오른손 훅을 휘둘렀다. 힘이 실린 이 펀치가 헨더슨의 측두부를 스치듯 맞았다.
뇌가 흔들린 헨더슨은 비틀거리다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무사시가 후속 파운딩을 넣자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1라운드 1분 10초 만이었다. 하지만 헨더슨은 경기속행 의지를 나타내며 심판의 경기중단 타이밍에 불만을 표시했다. 무사시의 다리를 잡고 위기를 빠져나오는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헨더슨은 2013년부터 료토 마치다, 라샤드 에반스, 비토 벨포트, 다니엘 코미어, 게가드 무사시에게 패하며 하향세를 걷고 있다. 통산 전적 13패(30승) 중 40%에 육박하는 5패를 최근 2년 동안 당했다. 하지만 헨더슨은 아직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번 경기 전, 만 44세의 UFC 최고령 나이에도 여전히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사시는 지난해 9월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에 서브미션 패했지만, 이번 승리로 다시 흐름을 바꿨다. 통산 전적은 36승 2무 5패가 됐다.
라이언 베이더, 필 데이비스에 2대 1 판정승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 5위 필 데이비스(30,미국)와 7위 라이언 베이더(31,미국)는 과거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대학시절 NCAA 디비전1 레슬링 매트 위에서였다. 승리는 '미스터 원더풀' 데이비스의 차지였다.
베이더는 "종합격투기 레슬링은 순수 레슬링과 다르다"며 설욕을 다짐했지만 데이비스의 레슬링 싸움은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테이크다운을 막아내는 데 주력하면서 펀치로 경기를 풀어갔다.
공격횟수는 많았지만 유효타가 거의 없었던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2라운드도 양 선수 모두 조심스러웠다. 스웨덴 관중의 야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데이비스는 2라운드부터 테이크다운 시도 횟수를 늘렸다. 클린치에서 베이더의 중심을 흐트러뜨려 백포지션을 잡아내는 듯했으나 완전히 눌러놓지 못했다. 3라운드에선 태클을 섞어가며 펀치와 로킥으로 유효타를 높였다. 총 타격횟수 51대 29, 유효타횟수 35대 26으로 앞섰다.
그러나 판정은 2대 1 베이더의 승리(29-28,28-29,29-28)였다. 공격적극성에서 베이더가 심판들(Judge)에게 더 어필한 결과였다. 베이더는 앤서니 페로시, 하파엘 카발칸테, 오빈스 생프루를 꺾은 데 이어 강자 데이비스까지 잡아내 신바람 4연승을 달렸다. 통산 19승 4패가 됐으며,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12승을 따내 체급 사상 다승 4위 기록을 세웠다. 1위는 존 존스(15승), 공동 2위는 척 리델과 라샤드 에반스(이상 13승)다.
데이비스는 통산 3패째(13승)를 당했다. 기술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였지만 '영혼이 실리지 않은' 타격이 심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정경기 전문 파이터 시실리아, 1라운드 KO승
샘 시실리아(28,미국)는 UFC 6전에서 원정경기만 세 번을 뛰었다. 상대선수를 향한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도 싸워야 했다. 이번에도 악역이었다. 적진 한가운데에서 아키라 코라사니(32,스웨덴)와 마주 섰다.
활발한 스텝으로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코라사니에 시실리아는 무게감 있는 강공으로 대응했다. 캔버스 중앙을 차지하고 힘이 실린 양 훅으로 코라시니를 압박했다. 클린치에서 안다리를 걸며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기는 순식간에 끝났다. 펀치를 던진 후 백스텝을 밟으며 거리를 벌이려는 코라사니의 턱에 시실리아의 강력한 오른손 훅이 꽂혔다. 코라사니는 정신을 잃고 통나무 넘어가듯 뒤로 쓰러졌고, 시실리아는 확인 파운딩 한 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라운드 3분 26초 만이었다.
악역 담당 시실리아는 3만 명의 스웨덴 팬들이 가득 찬 경기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브라질 원정에서 1승 1패, 일본 원정에서 1패를 당했지만 스웨덴에서 화끈한 KO승을 거둬 원정경기 전적에서 균형을 맞췄다. UFC 전적은 4승 4패가, 통산 전적은 14승 5패가 됐다.
지난해 10월에도 스웨덴 홈에서 맥스 할러웨이에 1라운드 KO패한 코라사니는 3연패 늪에 빠져 퇴출위기에 몰렸다. 통산 전적은 12승 6패 1무효가 됐다.
UFC on FOX 14 전체경기 결과
[라이트헤비급]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vs 앤서니 존슨
앤서니 존슨 1라운드 2분 15초 펀치-파운딩 TKO승
[미들급] 댄 헨더슨 vs 게가드 무사시
게가드 무사시 1라운드 1라운드 1분 10초 펀치-파운딩 TKO승
[라이트헤비급] 필 데이비스 vs 라이언 베이더
라이언 베이더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29-28,28-29,29-28)
[페더급] 아키라 코라사니 vs 샘 시실리아
샘 시실리아 1라운드 3분 26초 펀치-파운딩 KO승
[웰터급] 니코 무소케 vs 알베르트 투메노프
알베르트 투메노프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웰터급] 케니 로버트슨 vs 술탄 알리에프
케니 로버트슨 1라운드 2분 42초 펀치 KO승
[페더급] 앤디 오글 vs 마콴 아미르카니
마콴 아미르카니 1라운드 8초 플라잉니-펀치 TKO승
[라이트헤비급] 니키타 크릴로프 vs 스타니슬라프 네드코프
니키다 크릴로프 1라운드 1분 24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라이트급] 마이르벡 타이스모프 vs 앤서니 크리스토둘로우
마이르벡 타이스모프 2라운드 38초 펀치 KO승
[페더급] 머사드 벡틱 vs 폴 레드몬드
머사드 벡틱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5,30-27,30-27)
[헤비급] 빅토르 페스타 vs 콘스탄틴 에로킨
빅토르 페스타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29-28)
[플라이급] 네일 시어리 vs 크리스 빌
네일 시어리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29-28)
[영상] 캐스터 박종윤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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