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값 뿐만 아니라 조건 자체가 LG에 유리한 날이었다. 양승철은 20일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31구를 던진 뒤 이틀 쉬고 선발 등판했다. 켈리는 자신의 일정대로 5일 휴식을 취했다. 그렇지만 켈리도, LG 타자들도 방심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
1회부터 타자들이 침착하게 공을 골랐다. 선취점은 올리지 못했어도 양승철에게 24구를 던지게 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이천웅은 볼카운트 2-2에서 볼 2개를 연속으로 보내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오지환은 우익수 뜬공을 쳤지만 초구는 지켜봤다. 김현수는 공격적인 승부를 예상한 듯 초구에 스윙해 파울을 냈지만 나머지 4구를 잘 골라내 볼넷을 얻었다.

경기 전 채은성은 "캠프나 시범경기 때도 상대한 적 없는 투수다. 영상으로만 봤다"면서 "그래도 야구는 모른다. 혹시 모르는 거니까"라며 경계심을 유지했다. 방심하지 않은 채은성은 4회와 6회 이준영을 상대로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8-2로 앞선 5, 6회에는 연속 삼자범퇴로 KIA의 추격 의지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다. 켈리는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타자들이 많아서 거기에 맞게 경기를 준비했다"며 유강남과 호흡이 좋은 결과의 원동력이라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