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훈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시즌 3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 개막 마무리 김태훈이 잠시 조정에 들어간 사이 마무리로도 기회를 얻고 있는 하재훈은 최근 세 번의 등판에서 모두 세이브를 챙기며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2점 리드이기는 했지만 상대 타순이 만만치 않았다. 2번 김하성, 3번 샌즈, 4번 박병호는 물론 올해 타점 머신으로 거듭난 5번 장영석까지 호시탐탐 하재훈의 공을 노리고 있었다. 주자가 쌓이면 한 방에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타순이라는 점에서 난이도는 높았다.
그러나 하재훈은 시작부터 패스트볼로 정면승부를 벌이더니 김하성 샌즈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힘을 냈다. 박병호에게 좌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맞았지만, 장영석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하재훈은 최근 11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4월 3일까지만 해도 7.71에 이르렀던 평균자책점은 11경기를 거치며 2.40까지 내려갔다.
긴장하지는 않았을까. 2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경기장에서 만난 “이제 많이 긴장하고 떨 시기는 지나간 것 같다”고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이유가 있다. 하재훈은 “마무리가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실제 SK는 6회나 7회, 상대 중심타선에 힘으로 승부를 해야 할 상황에서 하재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덧 선수로서도 요령이 생긴 셈이다.
그렇다고 자만하지는 않는다. 적당한 긴장과 적당한 냉정으로 상대 타자와 싸운다. 자신의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있다. 1일 경기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하재훈은 “박병호 선배의 타구는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다. 내 구종과 코스를 완벽하게 노리고 있었다”고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렇게 경험이 쌓이면서 더 강해지는 하재훈이다.
부담감을 떠안으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재훈은 “기세를 이어 간다기보다는, 끊기더라도 모든 타자와의 승부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넓게 보면 경기 무실점도 있지만, 좁게 보면 안타를 맞더라도 그 다음 타자 상대에 집중력을 더 높이겠다는 의지다. 긴장도, 자만도 없는 하재훈의 시선은 차분하게 그 다음 경기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