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근처의 성적을 보장했던 이 만능선수는, 201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거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6년 40홈런, 2017년 46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또한 타율이 크게 떨어지는 와중에도 35개의 홈런을 치며 체면치레는 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쌓인 홈런 기록은 이제 역대 순위표에서도 환하게 빛나고 있다.
최정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 3-3으로 맞선 4회 1사 만루에서 키움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승호의 체인지업이 높은 쪽에 형성된 것을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 돌렸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가는, 전형적인 최정의 홈런 타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는 최정의 시즌 6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312호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O 역대 홈런 순위표에서 송지만과 공동 8위였던 최정은 이 홈런으로 단독 8위에 올라섰다. 현역으로는 이범호(KIA·329개)에 이어 2위다. 이범호는 1981년생, 최정은 1987년생으로 앞으로 뛸 시간은 차이가 있다.
이제 관심은 최정의 홈런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다. 일단 팀 선배이자 역대 7위인 박경완(314개) SK 코치의 기록은 사정권에 들어왔다. 이르면 이번 달에 추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에 대입하면 최정은 올해 27홈런 페이스다. 역대 6위인 심정수(328개) 역시 올 시즌 내 경신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는 현재 역대 4위인 이호준 NC 코치(337개) 기록도 넘어설 수 있고, 바로 우타자 역대 1위인 전체 3위 장종훈 한화 코치(340개)가 보인다. 이범호의 현역과 홈런 추가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는 변수지만, 최정이 역대 우타자 홈런 1위로 올라서는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역대 2위인 양준혁(351홈런)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어쨌든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정은 SK와 6년 계약을 했다. 에이징커브를 생각해 연 평균 20홈런을 친다고 가정하면 우타자 첫 400홈런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고, 역대 1위 이승엽(467개)의 기록에 도전할 만한 첫 타자가 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나이와 홈런 페이스를 고려했을 때 최정과 이 레이스를 펼칠 만한 선수는 넓게 잡아도 박병호(260개)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