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사키 로키. ⓒ 일본 야구 대표팀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초특급 유망주의 고시엔 데뷔 실패를 놓고 일본 야구계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고시엔 진출을 앞둔 결승전에서 사사키 로키를 투입하지 않은 감독의 결정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고시엔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빛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선수의 꿈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사사키는 공립학교인 오후나토고교를 35년 만에 고시엔 진출로 이끌 영웅으로 기대를 받았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의 고교 시절 최고 구속인 160km를 넘는 신기록 163km를 찍었을 뿐만 아니라 변화구 구사 능력 등 투수로서의 잠재력까지 엄청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일본 프로 구단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스카우트를 보냈다. 

준결승까지 현 대회 4경기에서 29이닝 435구를 던진 사사키는 25일 열린 하나마키히가시고와 결승전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이 경기 전까지 모든 결정을 선수들과 상의해서 내렸던 고쿠보 요헤이 감독은 사사키의 결장 만큼은 독단적으로 판단했다. 그는 "그것만큼은 어른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 넘버는 26일 "고시엔 진출을 포기하는 대신 하나의 재능을 지키는 것을 택했다. 눈앞의 순간보다 미래를 봤다. '안녕 고시엔 지상주의', 그런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시엔이라는,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25일 결승전이 2-12 대패로 끝난 뒤 고쿠보 감독은 관중석에서 나오는 "고시엔에 나가지 않겠다는 거냐"라는 원성을 들어야 했다. 

결승전 선발을 맡은 선수는 대회 첫 등판에서 큰 부담을 가져야 했다. 1회부터 2실점하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는 "사사키가 고시엔에서 잘 던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막아내고 싶었다. 사사키의 꿈을 내가 끝내버렸다.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학교에도 여파가 미쳤다. 스포츠호치는 결승전에서 사사키를 아낀 결정에 항의하는 전화가 250통 넘게 걸려왔다고 보도했다. 협박조의 메시지도 있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고. 

넘버의 와시다 야스시 기자는 "선수의 부상 방지는 물론이고, 감독에게 가혹한 결정을 피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투구 수 제한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쿠치는 모교 하나마키히가시고의 고시엔 진출을 기뻐하면서도 "매년 혹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바뀔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르빗슈 유(컵스)는 "예선을 5월부터 해도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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