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이미 지난해 13승을 거둔 에이스에게 부활이라는 단어를 쓰는 자체가 이상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부상 이전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던 에이스였다. 아직도 젊은 나이. 그리고 내년 말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도전을 향해 강한 열망을 더한 만큼 그의 2015~2016시즌은 더욱 기대가 크다. SK 와이번스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27)은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한국 최고 자리를 다투던 힘을 다시 내뿜을 수 있을까.

김광현은 29일(한국 시간) SK의 1차 전지훈련지인 미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33구의 불펜피칭으로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포심 패스트볼 23구, 체인지업 10구로 그동안 자주 던지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는 첫 단계를 밟았다.

불펜피칭 후 김광현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첫 불펜피칭이라고 생각한다. 포심과 체인지업만 던졌다. 몸도 생각보다 가볍다. 올 시즌은 욕심을 내고 싶다. 1차 캠프에서 잘 준비하여 2차 캠프인 오키나와에선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 올리겠다”라며 더 나은 시즌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해 뚜렷한 타고투저 속에서도 28경기(1완투)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지난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해외이적 자격을 갖추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김광현이지만 예상을 밑도는 포스팅 금액과 개인 몸값 및 세부 요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2년 후로 미뤘다. 2년차 시즌부터 류현진과 함께 한국 최고 좌완 에이스 자리를 다퉜고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위력을 떨쳤던 김광현임을 감안하면 사실 아쉬움이 남는 계약 협상이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체인지업 본격 장착. 안산공고 시절부터 이미 빠른 포심과 프로급 커브 구사로 주목받았던 김광현은 프로 데뷔 이후 슬라이더 비율을 높여 타자들을 일축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와 커브는 공을 손에서 놓는 타점이 높은 만큼 낙차각도 커서 프로야구 명품 구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11시즌 어깨 부상 이후 김광현의 위력이 감소했고 구종 선택에 있어서도 제약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포스팅 입찰팀 샌디에이고와의 협상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은 김광현에 대해 “체인지업 계열의 구종이 없다면 김광현은 선발이 아닌 불펜 요원에 알맞다”라는 박한 평을 내린 바 있다. 버드 블랙 감독 또한 김광현에 대해 “선수가 원하는 선발 보직으로 뛰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을 연마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김광현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배경 지식은 '김광현은 포심과 슬라이더 극단적인 투 피치 투수'라는 부분이 깔려있다.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에 대해 100% 인지하지 못한 부분도 있으나 김광현이 슬라이더 구사율을 다소 높게 책정하고 던진 이유도 있었다. 보다 다채로운 구종 구사를 원하는 메이저리그. 앞으로 2년 간 SK를 위해 공헌하겠다는 선수의 각오도 있었던 만큼 체인지업 구사는 김광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SK를 위해서도 더 없이 좋은 일이다.

또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지난 시즌 전체적인 타격과 투구의 추세를 돌아보며 “최근에는 단순히 떨어지는 포크볼보다 팔스윙을 포심과 거의 똑같이 하면서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체인지업이 더욱 효과적인 구종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손승락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체인지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투수와 지도자도 점차 많아지는 양상. 최근 리그의 대세와도 연관지으면 김광현의 체인지업 구사는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커다란 호재가 될 수 있다.

2010시즌은 김광현이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하며 가장 위력을 떨쳤던 한 해다. 그리고 첨부된 영상은 2010년 6월10일 문학 삼성전으로 김광현은 당시 9회초 2사까지 단 한 개의 안타를 안 내주는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포심도 뛰어났으나 결정구는 슬라이더였고 커브 구사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 만약 김광현이 이 당시의 위력을 되찾고 체인지업까지 추가한다면. 김광현의 본격적인 전성시대는 꿈이 아니다.

[사진] 김광현 ⓒ SK 와이번스

[영상] 김광현 2010년 6월10일 노히트급 피칭 ⓒ SPOTV NEWS 영상편집 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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