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가 최일언 투수코치와 함께 투구 폼을 교정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5경기 14이닝 18실점 17자책점. 무실점 경기가 한 번도 없던 LG 임찬규가 다섯 번째 등판에서 반전을 썼다. 3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제 직구와 체인지업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같은 실투라도 타자들의 대처가 다르다. 김현수를 상대로 잡은 헛스윙 삼진이 증명한다.

임찬규는 "지금까지는 실투가 나오면 타이밍이 좋은 정타가 됐다. 지금은 가운데로 가도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하더라.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차이가 있다고 해서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팔 각도를 수정한 결과다. 릴리즈 포인트가 높아지면서 체인지업 낙차가 줄어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낙차를 회복하기 위해 팔 스윙을 느리게 하고 있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만 팔이 내려가기도 했다.

임찬규는 "체인지업이 편한 각도로 직구를 던지려고 했더니 조금은 좋아진 것 같다. 타자들 조언을 듣고 수정할 수 있었다. 모른 채 시즌을 시작했다면 계속 안 좋았을 수 있다. 비록 한 경기일 뿐이지만 방향성은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 LG 임찬규. ⓒ 곽혜미 기자
LG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데이터 분석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육성팀 아래 있던 데이터 분석 부서를 팀으로 독립시켰고, 전력분석 전문가 노석기 팀장을 필두로 전력분석팀 전원이 트래킹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임찬규는 한 경기를 위해 3~4시간 공을 들일 만큼 트래킹 데이터와 가까운 투수다. 14일 청백전의 반전 역시 이런 데이터 덕분이다.

임찬규는 "지금까지는 제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타자들의 조언을 듣고) 확인해 보니 '터널 형성'이 안 됐다. 지금까지는 직구가 느리니까 체인지업까지 정타를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타자들이 구종을 알고 치고 있었다. 데이터로 힌트를 찾았다"고 말했다.

피치 터널이란 ? 각기 다른 구종을 타자가 스윙 여부를 결정하는 지점까지 구별하기 어렵도록 같은 궤적을 만드는 것. 궤적이 변하기 시작하는 지점(터널 포인트)에 앞서 구종을 간파당하지 않도록 같은 릴리즈 포인트로 던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동안 내색은 안 하려 했지만 평균자책점 10.93이라는 숫자가 반가울 리는 없었다. 임찬규는 "그동안 결과가 많이 안 좋았고 청백전이라고 해도 계속 맞아 나가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약이 된 것 같다. 왜 맞았는지 계속 생각했다. 정규시즌에도 맞으면 똑같아지는 거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LG 류중일 감독은 5월 1일에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2주 자가격리 기간을 보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곧바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차우찬은 물론이고 임찬규와 송은범의 어깨까지 무거워진다. 

임찬규는 "외국인 선수가(로테이션에) 못 들어오는 것과 상관없이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선발투수의 목표인 것 같아서 그걸 염두에 두고 있다. 중간 투수들이 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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