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KBO,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2017년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긴 뒤 2018년, 2019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국내 최초 돔구장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렸다.
포스트시즌은 저녁 경기일 경우 손이 시릴 정도로 추운 날씨 속에서 치른다. 특히 11월에 가까워지는 한국시리즈는 더욱 추위와 싸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난방을 가동할 수 있고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의 포스트시즌은 선수들이나 취재진 등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면 포스트시즌을 고척돔에서 치르다 보니 과제도 많았다. 구장 내 관중 주차장이 따로 없어 팬들의 접근성이 원래도 좋지 않은 고척돔은 관람 편의시설 부족, 응원 환경 열악 등 많은 지적을 받았다. 원래도 1만7000석에 불과하고 포스트시즌에는 가용 좌석이 더 줄어 많은 관중들이 입장할 수 없기도 했다. 돔이라는 낯선 환경까지. 고척돔의 포스트시즌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갈렸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만약 키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거나 시리즈에서 탈락하더라도 한국시리즈까지 쭉 고척돔에서 볼 가능성이 생겼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14일 KBO 이사회가 끝난 뒤 "고척돔 포스트시즌 중립경기를 결정했다. 11월 15일 이후 열리는 포스트시즌 시리즈는 고척돔에서 중립경기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척돔 포스트시즌 경기 기준은 11월 15일을 기준으로 새로 들어가는 시리즈부터다. 새로 들어가는 시리즈 일정에 11월 15일이 포함돼 있으면 그 시리즈부터 한국시리즈까지는 고척돔에서 계속 치른다. 류 사무총장은 "이미 서울시와 11월 15일 이후 대관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BO리그는 11월 프리미어12 때문에 3월 23일에 일찍 개막해 10월 2일에 끝난 뒤, 와일드카드가 10월 3일에 시작했고 한국시리즈는 10월 26일에 종료됐다. 올해는 도쿄올림픽도 연기돼 일정상 여유가 있긴 하지만 5월 이후로 개막이 미뤄질 경우 10월 안에 시즌이 끝나기는 사실상 어렵다. 고척돔 중립경기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다만 홈, 원정 응원의 재미는 중립경기에서 보기 어렵다.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팀이 포스트시즌에 갈 경우 지역 팬들이 충분히 팀의 '축제'를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서울팀과 지방팀의 차이에서 오는 형평성 논란에 대해 류 사무총장은 "10개 구단이 합의를 마쳤다"며 최선의 방안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은 차츰 KBO와 구단들이 풀어가야 한다.
KBO는 여전히 5월초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일일 확진자수가 어느새 100명 이하로 떨어졌고 무관중 경기로 시작할 경우 대규모 감염 우려 등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기간이기 때문에 섣부른 개막 발표는 어렵다. 이 때문에 '따뜻한 포스트시즌'의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KBO, 고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