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경기에서 쾌투를 이어 가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라울 알칸타라(28·두산)는 지난해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kt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27경기에서 172⅔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재계약 문턱에 걸려 있는 선수였지만, kt의 최종 선택은 “아쉽지만, 재계약 포기”였다. 5월까지는 잘 나갔지만 6월 이후로는 다소 힘이 부쳤다. 빠른 구속에도 불구하고 변화구 구사 능력 또한 물음표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던 kt는 알칸타라보다는 좀 더 좋은 투수를 원했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 모험을 걸었다. 아깝게 포기한 경우였다.

그런 알칸타라는 두산의 부름을 받고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바꿔야 했던 두산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일단 안정적인 카드 하나를 쥐고 가야 했고, 알칸타라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영입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다. 땅볼 유도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드넓은 잠실과 좋은 수비수들이 버티는 두산에서는 한결 나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기대는 적중하는 것일까. 알칸타라는 팀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백팀 선발 투수로 등판,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쾌조의 컨디션이다.

알칸타라가 150㎞ 이상을 던지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평균 구속이 150㎞였다. 게다가 초반에는 공격적인 승부로 7이닝 이상을 끌고 가는 일도 많았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확실한 결정구의 부재로 공 개수가 많아지는 일이 많았고, 힘이 다소 떨어지며 마지막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알칸타라도 1년을 해본 만큼 적응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산에서 큰 성공을 거둔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또한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뒤 성적이 더 좋아졌다. 물론 회전축과 변형 패스트볼 등에서의 업그레이드가 있었지만, 더 넓은 구장과 좋은 수비수들과 함께 하며 얻는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뽑힌다. 

알칸타라가 린드블럼의 뒤를 그대로 따라갈 것일지 예상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다. 기본적인 완성도 차이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알칸타라 또한 아직은 만 28세의 많지 않은 나이라는 점에서 변화구 등 약점을 더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두산의 선택이 적중할지, 지금까지는 조짐이 괜찮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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