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36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30·SK)은 지난해가 KBO리그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2위 고우석(22·LG)은 지난해가 만 21세 시즌이었다. 3위 원종현(33·NC)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2018년까지는 주로 중간에서 활약했다. 2018년까지는 6세이브에 불과했다. 문경찬(KIA), 이형범(두산), 이대은(kt) 등도 예상치 못한 마무리였다.
기존 마무리 투수로는 정우람(한화·26세이브) 정도가 자신의 몫을 했을 뿐, 전체적으로 마무리 세대교체의 흐름이 뚜렷했다. 오랜 기간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한 손승락도 이제 은퇴한 가운데, 올해도 그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올드보이의 귀환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오승환(38·삼성)이다.
일본과 미국에서의 선수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친정팀 삼성과 계약한 오승환이다. 징계로 올 시즌 초반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던 만큼 다소 좋지 않았던 팔꿈치를 수술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제 남은 징계 경기는 30경기. 5월 초에 리그가 개막한다고 가정하면, 6월에는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훈련 귀국 후 두 차례의 실전 등판에서도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무난한 페이스를 선보였다. 11일 첫 경기에서의 최고 구속은 147㎞, 13일 등판에서의 최고 구속은 146㎞였다. 아직 페이스를 100% 끌어올릴 이유가 없는 단계임을 생각할 때 고무적이다. 구단에서도 지금까지의 상태는 이상이 없음을 자신하고 있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오승환은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인 2013년까지 총 277세이브를 거둔 선수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뽑힌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만 38세의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는 정평이 나 있다. 오승환이 돌아와 보여줄 성적에 큰 기대가 걸리는 이유다.
연습경기에서 140㎞대 중·후반의 공을 던지는 등 어깨는 건재하다.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그간 불안감이 있던 부분을 깨끗하게 정비한 것도 긍정적이다. 30경기 징계가 남아있는 탓에 구원왕 레이스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후배들과 최고 마무리를 향한 경쟁을 할 만한 능력은 충분하다. 올해 최고 마무리 판도도 오승환의 등장과 함께 더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