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욕과 함께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만 보고 들어오라고 그랬는데”

이강철 kt 감독은 팀 외국인 타자인 멜 로하스 주니어(30)의 연습경기 타격을 보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 머물다 귀국한 로하스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다. 당연히 컨디션이 정상일 리는 없었다. 그래서 kt 코칭스태프는 첫 연습경기 당시 “무리하지 말고 공만 보고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나 로하스는 의욕이 넘쳤다. 코칭스태프의 지시(?)와 다르게 첫 경기부터 안타 2개를 터뜨리더니, 3경기에서 10타수 5안타(2루타 2개)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강철 감독은 “더 지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선수의 의욕이 싫지는 않은 눈치다. 한 구단 관계자 또한 “물론 아직 정상적인 컨디션이라 볼 수는 없지만 예상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로 KBO리그 4년차인 로하스는 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타자 중 하나다. 2018년에는 144경기에서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22, 24홈런, 104타점으로 분전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득점권에서 타율이 다소 떨어졌고, 홈런을 비롯한 장타도 줄었다. 승부처에서 긴장감을 모두 털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그런 로하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몸부터 다시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다소 둔했던 기색이 있었지만 올해는 감량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는 평가다. “각오가 단단한 것 같다”는 이야기는 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나온다.

로하스는 올해 주전 좌익수 및 중심타선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4번보다는 다른 타순에 투입해 부담감을 덜어준다는 구상이다. 배정대의 급부상으로 예전처럼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 자리에 들어갈 필요도 없어졌다. 방망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kt는 ‘마운드의 팀’이 됐다. 하지만 마운드만으로 5강에 가기는 힘들다. 지난해 자신의 몫을 100% 하지 못한 타자들이 살아나야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그 타선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로하스다. 로하스가 2018년 정도의 공격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kt 타선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자가격리 여파에도 불구하고 시즌 개막을 정상적으로 준비 중인 흐름을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도 느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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