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기가 치카제(33, 조지아)는 졌지만, 지지 않았다. 캘빈 케이터(33, 미국)에게 실력에서 앞서는데 '그날'은 실수를 저지른 것뿐이라고 했다.
치카제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온 ESPN 32' 메인이벤트에서 케이터에게 0-3으로 판정패했다.
처음부터 꼬였다. 1라운드 킥을 차다가 넘어져 상위 포지션을 내줬다. 그라운드 싸움이 익숙지 않아 금세 지쳤다.
게다가 2라운드 케이터가 전진 압박을 거세게 가하자 숨 돌릴 시간이 없었다. 특기인 '기가킥'을 찰 타이밍도 찾기 힘들었다.
치카제는 케이터에게 너무 많이 맞아 5라운드를 마치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얼굴은 처참했다. '면도날 팔꿈치'에 여기저기가 찢어졌다.
치카제는 크게 기죽지 않았다. 병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잡고 페이스북 라이브를 시작했다.
여기서 "지난 일일 뿐이다. 나의 날이 아니었지만 괜찮다. 때론 이런 일도 일어나는 법이니까. 좋은 승부였다. 상대는 잘 준비해 나왔고 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25분 경기를 총평했다.
치카제는 UFC에서 들어와 한 번도 지지 않고 있었다. 7연승 중이었다. 옥타곤 첫 패배를 더해 종합격투기 총 전적은 14승 3패가 됐다.
치카제는 3년 7개월 만에 쓴잔을 마셨지만 "치료를 조금 해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내 여정을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패배는 긴 여정의 일부다. 시작할 때부터 패배가 종합격투기의 일부라는 걸 알았다. 이 패배로 많은 걸 배웠고 다음 경기에선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파이터들은 경기에서 진 후, 진짜 실력이 안 나왔다고 합리화하는 경우가 있다. 승자 독식 게임에서 크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방어기제 중 하나다.
치카제도 그랬다. "케이터와 10번 싸우면 9번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패배는 그 한 번이었다. 내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난 쉽게 깨지지 않는다. 원래 조지아 사람은 단단하다. 끝날 때까지 우리가 싸우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챔피언까지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치다가 톱5 커트라인에 걸린 치카제는 엄한 데 화를 풀기도 했다. 경기 후, 정찬성이 트위터에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남자 이모티콘'을 올린 것을 보고 갑자기 폭발했다.
인스타그램으로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더니, 뜬금없이 정찬성을 욕했다.
"진정한 서포터들에게 감사합니다. 모두를 사랑합니다. 여러분을 위해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주변에 가짜들이 많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코리안 좀비는 꺼져! 누군가의 패배에 행복을 느끼는 넌 정말 싸구려 인간이야."
치카제는 톱5 진입 기회를 놓쳤다. 약점을 보완하고 6~10위 파이터들과 경쟁해야 한다. 치고 올라오는 11~15위 파이터를 상대로 '랭킹 지키기'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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