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환하게 웃는 유영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환하게 웃는 유영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유영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유영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간판 유영(18, 수리고)이 첫 올림픽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비록 한국 여자 싱글 역사상 최초의 트리플 악셀 성공은 이루지는 못했지만 70점을 넘으며 쇼트 6위에 올랐다.

반면 금지약물 도핑 논란 속에 출전한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쇼트프로그램 선두에 나섰다.

유영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36.8점 예술점수(PCS) 33.54점을 합친 70.34점을 받으며 6위에 올랐다.

종전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인 78.22점(2019년 ISU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영은 2020년 2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가 2009년 우승한 이후 이 대회 최고 성적을 낸 그는 이번 올림픽 1, 2차 선발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림픽 전초전인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트리플 악셀에 실패하며 최종 6위에 그쳤다. 상위권 선수 대부분이 불참한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유영은 우승 후보였다.

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번 올림픽에 집중했다. 특히 지도자인 하마다 미에(일본) 코치와 재회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 유영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영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베이징에 도착한 그는 공식 훈련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좋았다. 그러나 실전 경기에서는 아쉽게 회전수 부족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이 지적됐다.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유영은 27번째, 5그룹 세 번째로 빙판 위에 섰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곡인 'Whirling Winds'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는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이었다. 올 시즌 유영은 올림픽 2차 선발전 쇼트프로그램에서만 이 점프를 정복했다. 빙판을 힘차게 질주한 유영은 공중으로 도약했지만 회전 수 부족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이 내려졌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무난하게 뛰었고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으로 한숨을 돌렸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불명확한 점프 에지를 뜻하는 어텐션(!로 표기)이 지적됐다.

유영은 직선스텝에 이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쳤다.

비 점프 요소는 완벽했다. 세 가지 스핀은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스텝시퀀스도 레벨4를 기록했다.

유영에 바로 앞서 출전한 '최강자' 발리예바는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을 합친 82.16점으로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발리예바는 현 여자 싱글 총점(272.71점) 쇼트프로그램(90.45점) 프리스케이팅(185.29점) 역대 최고 점수 보유자다.

▲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자신의 최고 점수는 물론 세계 기록도 갈아치웠다. '기록 제조기'로 불린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 단체전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채취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도핑 테스트에서 이를 확인했지만 징계를 취소하고 이번 올림픽 출전을 허락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단체전 메달 수여식을 연기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CAS는 긴급 청문회를 열었고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승인했다.

발리예바는 많은 논란 끝에 빙판 위에 섰다. 특히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수여식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발리예바가 쇼트프로그램 1위~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획득했을 때 25위를 한 선수에게 컷 통과를 허용하는 긴급 규정도 마련했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김예림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김예림 ⓒ연합뉴스

이러한 부담감 때문인지 발리예바는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흔들렸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무난하게 뛰며 위기를 모면했지만 개인 최고 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82.16점에 머물렀다.

프로그램을 마친 발리예바는 눈물을 쏟으며 지도자인 에테리 투트베리제(러시아)와 포옹했다.

유영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선 김예림(19, 수리고)은 기술점수(TES) 35.27점 예술점수(PCS) 32.51점 합친 67.78점으로 쇼트 9위에 자리했다.

김예림은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첫 점프의 에지가 부정확하다는 어텐션(!로 표기) 판정을 받았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회전이 모자랐다는 지적이 내려지며 클린 경기에 실패했다.

비록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인 73.63점에 미치지 못했지만 9위에 오르며 '톱10'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한편 유영과 김예림은 오는 17일 열리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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