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스포티비뉴스=라스베이거스, 장진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라스베이거스를 그야말로 접수했다. 하루에 5만 명, 4일간 20만 명이 모이는 공연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방탄소년단 맞춤형이 되면서 라스베이거스가 곧 '방탄소년단 시티'가 됐다. 방탄소년단이 하나의 큰 문화적 흐름이자 뿌리로 라스베이거스의 모든 재미와 의미에 연결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를 열고 팬들을 만나고 있다. 동시에 5일부터 17일까지는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라스베이거스(이하 더 시티)'가 열려 공연과 연결되는 오감만족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4회 연속 공연을 여는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12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연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이번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공연장인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수십 만 아미(공식 팬클럽)를 만났다.

흥미롭게도 소파이 스타디움,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미국에서도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슈퍼볼이 올해와 2024년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은 '슈퍼볼' 입성 전 이미 소파이 스타디움,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차례로 정복하며 '21세기 팝 아이콘'의 이름값을 입증했다. 

방탄소년단과 하이브는 공연에 식사, 사진전, 팝업 스토어, 애프터 파티 등 다양한 경험을 접목시킨 하나의 문화 행사로 라스베이거스를 채웠다. 이는 라스베이거스에서 3만 7000개의 객실 및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관광객이 대부분 선호하는 유명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MGM과 협업이 있어서 가능했다. 

하이브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위해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및 리조트 기업 MGM 리조트(이하 MGM)와 손잡았다. 이들은 MGM 그랜드, 벨라지오, 만달레이 베이, 파크 MGM 등 산하 11개 호텔에서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만달레이 호텔 내에서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한식 메뉴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카페 인 더 시티'도 마련했다.

이밖에도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지원사격을 계속하며 '엔터테인먼트 끝판왕 도시'라 불리는 라스베이거스가 방탄소년단으로 가득한 '보라해가스'로 탈바꿈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크리스 발디잔 MGM 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은 "지금 라스베이거스에 계신 모든 분들이 대부분 방탄소년단 팬들이라고 하는 게 쉬울 것 같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팬임을 확인시키는 각종 인형, 액세서리, 옷으로 치장한 아미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아미들이 공연의 희열을 잊지 못하고 '애프터 파티'가 열리는 각종 클럽을 찾았다. 방탄소년단의 공연 후 열리는 애프터 파티에서는 '버터' 등 메가 히트송 뿐만 아니라 국악과 K팝을 접목한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까지 만날 수 있었다. 옷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라스베이거스의 까다로운 클럽도 공연의 흥에 젖은 아미를 위해 하이브 협조 아래 드레스 코드의 허들까지 낮추고 이들을 적극 받아들였다.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도 '방밍아웃'은 계속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꼭 방문해야 할 구경거리로 꼽히는 한 초콜릿 브랜드 스토어에서는 방탄소년단 취재를 위해 착용한 비표를 보고 "오, BTS!"라고 외치는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직원은 비표를 보자마자 "BTS 공연을 보러 왔냐, BTS 공연을 보고 온 거냐"라고 물었고, 취재진이라고 밝히자 "세상에, BTS를 이번에 처음 본 거냐. 그간 본 적이 있느냐. 몇 번이나 봤냐"라고 속사포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 직원은 "난 방탄소년단 팬은 아닌데, 내 친구들이 모두 열렬한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그래서 잘 알고 있다"라며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을 보다니 정말 대단하다"라고 했다. 

▲ 방탄소년단 '보라해가스' 전광판.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보라해가스' 전광판. 제공| 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의 이번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는 이들의 영향력이 비단 공연뿐만 아니라 한 도시 전체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공연으로 늘 이어져 있다는 결속력을 직접 다진 것뿐만 아니라 공연을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함께했으며,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2년 6개월 만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K팝 공연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관객이 모인 방탄소년단 공연 전후로 대중문화 공연의 전반이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이미 마스크 벗기까지 실천하고 있는 미국,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방탄소년단과 하이브의 한층 과감해진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공연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도시 전체를 즐기는 '더 시티' 프로젝트로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까지 확인하며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맞이하고 이해하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태도를 취했다. 

하이브는 '더 시티' 간담회를 통해 서울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또한 방탄소년단이 아닌 다른 가수들 역시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를 탄생시킨 방탄소년단의 이야기가 어디로 뻗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