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빙의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고 있는 다저스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
▲ 박빙의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고 있는 다저스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선발 클레이튼 커쇼(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에 힘입어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9회,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크레이그 킴브렐(34)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아마도, 다저스타디움에서 모인 다저스 팬조차도 뭔가의 불안감을 느낄 법했다. 킴브렐의 구위가 분명 예전만 못한 가운데, 스윙 한 방으로 승리를 날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불안한 공기는 현실이었다. 킴브렐의 부진에 다저스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선두 마차도를 삼진으로 잡을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크로넨워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결국 다음 타자 보이트에게 볼 두 개를 연달아 던지더니, 적시 2루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호스머도 쉽게 처리하지 못했고 끝내 다시 적시타를 허용해 역전까지 이어졌다.

다저스는 곧바로 킴브렐을 내렸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알몬테를 상대로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생각하기에 따라 3점은 충분히 따라갈 수도 있는 점수지만 마무리 투수의 블론세이브에 힘이 빠진 다저스 더그아웃의 공기는 무거웠다. 다저스는 1-4로 졌다.

다저스는 오랜 기간 팀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켄리 잰슨(애틀랜타)이 FA 자격을 얻자 새 마무리를 구했다. 시야에 들어온 선수가 킴브렐이었다. 경력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클로저 중 하나다. 4일까지 통산 세이브 개수만 무려 386개다. 그러나 내리막도 뚜렷하다. 킴브렐은 2019년 이후 13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고, 이날 부진으로 올해 평균자책점은 4.78까지 폭등했다.

킴브렐은 올 시즌 17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4번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세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상대가 달랐을 뿐 상황은 같다. 바로 모두 리드가 1점차였다. 즉, 긴박한 터프세이브 상황에서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월 31일 피츠버그전에서는 5-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2실점하며 전세를 내줬고 팀은 결국 5-6으로 역전패했다. 6월 27일 애틀랜타전 역시 3-2로 앞선 연장 10회 등판했지만 1실점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1점차 리드였다.

킴브렐은 올해 1점차 상황에서 피안타율이 0.316으로 높은 편이다. 3점차 상황에서의 피안타율(.222)보다 크게 높다. 경력에서 숱하게 이런 상황을 겪어본 마무리지만, 역시 떨어진 구위는 예전만한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클로저에게는 ‘철벽’의 이미지도 중요한데 킴브렐은 상대 타선으로 하여금 ‘해볼 만한 상대’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다저스가 정규시즌이 아닌, 가울야구를 바라보고 있는 팀이라는 점이다. 가을야구에서는 자연히 빡빡하고 더 긴장되는 순간이 자주 연출되는 법이다. 그리고 한 번의 블론세이브가 경기는 물론 시리즈의 향방까지 바꿔놓곤 한다. 4점대 평균자책점 마무리를 바라보는 다저스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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