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3학년 이승원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남고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덕수고 3학년 이승원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남고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덕수고 내야수 이승원(3학년)이 마운드에 올라 팀을 구해냈다.

덕수고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남고와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13-11로 이겼다. 이로써 덕수고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경남고에 패했지만, 대통령배 16강전과 이번 봉황대기까지 내리 승리를 거두며 황금사자기 때 아픔을 앙갚음했다.

경기는 난타전으로 이어졌다. 덕수고는 일찌감치 경남고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4회 8-2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경남고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6회 결국 9-9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계속된 위기상황에서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이승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출전 중이던 이승원은 2사 만루 때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경남고 오상택을 3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덕수고를 위기에서 건져냈다.

이승원의 호투는 이어졌다. 7회 1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8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이승원은 3⅓이닝 3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5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를 마크했다.

깜짝 활약이다. 이승원은 고교 시절 내내 야수로만 뛰었다. 투수로는 이날 처음 경기를 치른 것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투수와 내야수를 겸직하다 덕수고 입학 후 유격수와 2루수로 출전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이승원은 “올해 마지막 대회라 투수도 준비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피칭을 몇 번 했던 게 전부다. 그래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투수를 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다”며 모처럼 마운드에 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연습 경기 때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왔다. 구종은 빠른공과 커브 두 개를 던졌다. 감독님이 마운드에 올라가라고 했을 때 긴장되기 보단 재밌었다. 1회부터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덕수고 3학년 이승원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남고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덕수고 3학년 이승원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남고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오는 15일 열리는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각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도 소득이다. 이승원은 “새롭게 도전한 일이다. 다른 투수들처럼 잘 던진 건 아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거에 만족한다”며 미소 지었다.

남은 대회에서도 이승원은 투수로 등판할 계획이다. 그는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어깨는 강하다. 마운드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내 장점이다”며 학창시절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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