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담. 제공| CJ ENM
▲ 박소담. 제공| CJ ENM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투병 후 복귀한 박소담이 이하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변화한 생각과 모습을 알렸다. 

18일 새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개봉을 맞은 박소담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021년 12월 갑상선유두암 투병 소식을 알리며 휴식기를 보낸 후 '유령'으로 복귀한 만큼, 투병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박소담은 "'특송'(2022년 1월) 개봉할 때는 목소리도 안 나오고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는데 '유령'은 개봉할 때 건강한 상태로 찾아뵐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박소담은 '경성학교'(2015)에 이어 이번 '유령'으로 이해영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그를 '유령'에 캐스팅한 이 또한 이해영 감독이었다.

그는 "어느 날 감독님에게 전화가 왔다. 안부 전화인 줄 알았는데, '소담아, 네가 미친 텐션을 보여주면 재밌겠다'라며 '유령' 출연을 제안하셨다. 시나리오 보기 전부터 미친텐션이라는 말이 너무 맘에 들었고 기대가 됐다"고 말했다.

▲ 유령 박소담. 제공ㅣ CJ ENM
▲ 유령 박소담. 제공ㅣ CJ ENM

의욕적으로 작품에 임했지만 컨디션이 예전같지 않았다. 박소담은 "'유령' 촬영 때는 내가 몸이 아픈지 모르고 번아웃이 온 줄 알았다. 연기를 하고 현장에 나가는 게 처음으로 두려웠다. 그게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였는데 감정적인 신호인 줄 알았다. 당시 감독님, 동료 배우들에게 죄송하고 연기를 의심했다"라고 그간의 고민을 밝혔다. 

박소담은 당시 몸 상태에 대해 "목 안에 혹이 10개가 있어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임파선까지 전이가 돼 폐로 전이되기 직전이었다. 수술이 조금이라도 늦어졌으면 목소리 신경을 잃을 뻔했었다"라고 아찔했던 상황을 밝히며 "그 시기에 유리코(박소담)에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아픈 걸 알게 됐다. 조금만 늦었다면 후시녹음도 제대로 못 했을 거다. 작품을 보고 만족했다 안 했다라는 생각보다는 내 목소리로 인사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런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이하늬를 뽑았다. 박소담은 "이하늬가 평상시에 텐션이 굉장히 높고 많은 걸 잘 챙겨준다. 충전기가 있는 것처럼 촬영 끝나면 충전이 딱 돼서 온다. 그때는 병이 있는지 모르고 현장에서 먼지를 많이 마셔서 아픈 줄 알았는데 목 아프다고 하니 이하늬가 매일 목에 좋은 사탕을 줬다"라며 이하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하늬는 쉬는 시간에도 감독 앞에 가서 응원하고 춤도 추고,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냐고 할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줬다. 이하늬가 아니었다면 그 컨디션에서 이 정도 에너지도 못 끌어올리고 자책만 했을 것 같은데 카메라가 돌아가든 안 돌아가든 이하늬가 엄마처럼 챙겨줬다"라며 "최근에도 갑상선에 좋은 오일을 챙겨주더라. 항상 받기만 해서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나에게 갚을 생각 말고 다른 후배들에게 해주라고 하더라"라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 '유령' 박소담 스틸. 제공| CJ ENM
▲ '유령' 박소담 스틸. 제공| CJ ENM

투병 생활 후 박소담은 "'박소담 잘 아팠다' 싶기도 하다"라며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박소담은 "투병으로 한번 제동이 걸린 것 같다. '기생충'(2019) 인터뷰할 때도 번아웃이 왔다고 말했는데 번아웃이 이렇게 주기적으로 오는지 몰랐다. 선배들이 촬영하면서 잘 쉬어야 한다고 말해줬는데 생각해보니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고 작품을 향해서만 달려 나가고 사람 박소담으로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까 하는 생각을 많이 못 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아프면서 의도치 않게 멍을 많이 때리는 시간을 갖게 됐고 유럽으로 혼자 여행도 갔다.  바르셀로나 갔다가 스위스 갔다가 런던 갔다가 아이슬란드 가서 오로나까지 보고 왔다. 나도 스스로 불안하긴 했지만 자신 있게 떠났다. 혼자 갔지만 런던에서 이정은, 봉준호 감독과 샤론최를 만나서 용기를 얻기도 했다"라고 밝히며 "유럽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아팠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인들 만나서 밥도 먹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 내가 얼마나 더 잘살아가고 싶은지 깨닫고 에너지를 많이 채워 왔다"라고 답했다. 

▲ '유령' 박소담. 제공| CJ ENM
▲ '유령' 박소담. 제공| CJ ENM

영화 '기생충'으로 해외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린 박소담은 "외국에서 '기생충', '청춘기록' 등을 본 팬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다. '기생충' 제시카가 암에 걸렸다는 기사가 났다더라. 그래서 외국에 있는 한국 의사가 누가 수술하는지 물어봐서 교수님이 본인이 했다고 자랑했다고 하더라. 내가 너무 많은 분들께 큰 걱정을 안겨드렸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는 "수술 후 정체가 많이 돼있어서 필라테스도 일주일에 5~6번씩 가고 있다.  아직 예전만큼의 체력으로 회복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작년 이맘때를 생각하면 지금 너무 건강하고 행복하다"라며 회복 근황을 밝혀 팬들을 안심시켰다. 

실제 영화를 보면 심각했던 박소담의 몸 상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그는 아픈 몸으로도 거친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박소담은 "총을 들고 연기를 하는 게 처음이라 총을 들고 뛰는 연습을 많이 했다. 총이 4kg가 돼서 처음엔 '이거 들고 할 수 있을까요?' 물어보기도 했다"라며 "기초 체력이 되지 않으면 유리코라는 인물을 할 수 없겠더라. 유리코는 몸으로 액션을 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을 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근력운동도 계속해서 하고 총을 가지고 다니면서 손에 익게끔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노력을 밝혔다. 

박소담은 이순재, 신구와 연극 '앙리 할아버지'를 함께하며 쌓은 ㅊ니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순재, 신구 선생님을 '유령' 시사회에 초대 했는데 너무 바쁘셨다고 들어서 죄송했다"라며 "선배님들이 '소담이 고생 많이 했겠다. 너가 한 작품인데 무조건 가야지'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무슨 복을 타고났는지 선생님들과 '앙리 할아버지' 작품을 함께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고마워했다. 

박소담은 "선생님들이 내가 힘들 때 찍었던 작품이었던 걸 아셔서 '안 아팠냐'고 걱정해주셨다. '행복해 보이고 에너지가 좋아져 보여서 기쁘다'고 말씀해주셨다. 선배님들이 '소담이 건강 괜찮니'라고 말해주시면 민망하다. 내가 안부인사를 전해야하는데 질문할 사람이 바뀐 거 아닌가 생각했다. 선생님들 만나서 밥 먹어도 내가 더 기력이 없었다"라며 머쓱해 했다.

차기작 계획을 묻는 말에 박소담은 "어떤 캐릭터로 인사를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감독, 상대 배우가 어떤 걸 요구해도 바로 해낼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지금 1번"이라며 건강관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연기 인생 15년 차를 맞은 박소담은 "15주년 짧기도 길기도 하지만, 중간에 스스로 잘 제동하고 잘 돌아보면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오래 뵐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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