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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8일 3만3366구' 불굴의 130승…은퇴했으면 어쩔뻔했나[SPO 잠실]

작성일: 2023.05.23 21:49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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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 ⓒ곽혜미 기자
▲ 장원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6988일, 3만3366구가 필요했던 대업을 이뤘다. 장원준(38, 두산 베어스)이 드디어 개인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장원준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0구 7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130승을 달성했다. 두산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7-5 역전승과 함께 장원준의 시즌 130승을 선물했다. 

2004년 1차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장원준은 그해 4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데뷔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날로부터 6988일이 흐른 날 다시 삼성을 만나 130번쨰 승리를 챙겼다. '장꾸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묵묵히 3만3366구를 던져 달성한 결과였다. 

130승 달성은 KBO 역대 11번째, 좌완으로는 역대 4번째다. 37세9개월 22일로 좌완으로는 역대 최고령 130승 투수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한화 송진우로 2000년 7월 4일 청주 해태 타이거즈전 당시 나이 34세4개월18일이었다. 우완까지 통틀면 KIA 임창용(2018년 9월 29일 광주 한화전, 42세3개월25일) 다음인 2위다.   

숱한 은퇴 위기를 견딘 끝에 이룬 성과라 더 값졌다. 장원준은 지난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129승을 거둔 뒤로 1844일 동안 승리가 없는 투수였다. 승리가 끊기 시점이 곧 장원준의 슬럼프가 시작된 시점이기도 했다. 시속 130㎞ 후반대까지 떨어진 직구 구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결국 선발 재기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2021년부터는 불펜으로 나섰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몸값도 뚝 떨어졌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당시로선 매우 큰 금액이었던 4년 84억원에 FA 계약한 리그 최고 좌완 에이스였는데, 올해는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 2022년도 올해도 해마다 은퇴 위기였고, 그럴 때마다 장원준은 구단과 사령탑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얻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렇게 힘겹게 장원준은 2020년 10월 7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958일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의미 없는 선수 생명 연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장원준은 전성기 때는 구사하지 않았던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해 변화를 꾀했다. 이날도 최고 구속 140㎞, 평균 구속 139㎞ 투심패스트볼(31개)과 130㎞ 초반대 슬라이더(24개)를 주로 던지면서 삼성 타자들과 싸워 나갔다. 체인지업(10개), 직구(4개), 커브(1개) 등도 적재적소에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까지 나왔다. 

▲ 장원준 구자욱 ⓒ곽혜미 기자
▲ 장원준 구자욱 ⓒ곽혜미 기자

출발은 좋았다. 1회초 김지찬-김현준-구자욱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두산 타선이 1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호세 로하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0 리드를 잡으면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2회초 대거 4점을 내주면서 재기의 꿈이 무산되는 듯했다.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강한울에게 1루수 옆 번트 안타를 맞았는데, 1루수 양석환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주자 피렐라가 득점해 1-1이 됐다. 

장원준의 공은 계속해서 맞아 나갔다. 1사 1, 3루에서 김태군에게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뺏기면서 1-2로 뒤집혔고, 1사 1, 2루에서는 이재현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 3루타를 허용해 1-4까지 벌어졌다. 

장원준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예고한 대로 장원준이 4실점했으나 교체하지 않고 더 끌고가는 쪽을 선택했다. 화요일 경기인 만큼 불펜 과부하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 장원준은 3회초 피렐라에게 또 한번 안타를 허용하긴 했으나 후속타를 뺏기지 않으면서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자 타선이 폭발했다. 3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면서 순식간에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1사 후 양의지와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고, 로하스가 좌월 2타점 적시 2루타, 김재환이 우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 4-4 균형을 맞췄다. 계속된 2사 2루 기회에서는 송승환이 좌월 1타점 적시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유찬까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2점차로 거리를 벌렸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장원준은 마운드에서 끈질기게 버텼다. 4회초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순간부터 두산 불펜에서는 김명신이 몸을 풀기 시작했는데, 곧장 김태군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김명신이 등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5회초에는 김지찬-김현준-구자욱을 또 한번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5이닝 투구를 마쳤다. 

장원준이 5이닝을 채운 건 지난 2018년 6월 20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현 키움) 5이닝 6실점 이후 1798일 만이었다. 

두산 불펜은 7회초 강민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1실점하긴 했으나 박치국(1이닝)-이병헌(⅓이닝 1실점)-김명신(⅔이닝)-정철원(1이닝)-홍건희(1이닝)가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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