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NOW] 이것이 스타성, '한국 첫 2관왕' 전웅태는 나흘 전 약속을 지켰다…펜싱에서 실망→대역전극→개인·단체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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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푸양(중국), 신원철 기자] "잘 끝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잘 마무리하게 됐네요."
24일 한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첫 2관왕을 차지한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밝게 웃었다. 나흘 전 첫 경기를 마친 뒤에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실망감을 감추려 했는데, 2관왕을 차지한 뒤에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전웅태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펜싱 보너스 라운드(에페)와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 복합 종목)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총점 1508점으로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전웅태는 자신이 바라던 한국의 첫 금메달은 태권도 품새에 밀려 간발의 차로 놓쳤지만 대신 이번 대회 한국의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쳐 순위를 매기는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이지훈(LH)이 1492점으로 개인전 2위에 올랐고, 정진화(LH)는 1477점으로 4위에 랭크됐다. 톱4 가운데 세 자리를 차지하며 의심의 여지 없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일, 전웅태는 펜싱에서 나온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하다 중반 이후 치고 나갔고, 중국 선수 1명이 페널티로 10점 감점을 받으면서 10위로 펜싱을 마쳤다.
한때 최하위권까지 내려갔던 순위를 톱10으로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얼굴은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전웅태는 인터뷰 제의를 정중하게 고사한 뒤 "나머지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말씀드리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막판 분전으로 10위까지 올라간 점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이겼어야 했다"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24일, 이번에는 정상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전웅태는 "그때 끝나고 잘 말씀드린다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너무 기분 좋다. 사실 펜싱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다. 승마도 그렇고 레이저런도 변수가 많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자기 것을 하려고 노력했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내 것을 찾으려고 하면서 편하게 경기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전웅태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내가 딴 것 아닌가. 시작을 잘 연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이 좋은 기운이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잘 전달돼서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태권도 품새에서 간발의 차로 첫 금메달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한 얘기다.
자신이 첫 번째 금메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전웅태는 민망한 듯 얼굴을 가리더니 "첫 2관왕이 돼 기쁘고 감사하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 앞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려서 감사하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첫 금메달을 놓친 점에 대해서는 "많이 기대했고 사실 이런 것 하는 걸 좋아해서 더 그랬다"며 웃었다.
- 레이저런을 앞두고 이지훈과 32초 차이가 났다.
"(이)지훈이가 1등을 하든 내가 하든 솔직히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한국에서 개인전 금메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지훈)뒤를 바짝 따르려고 했다. 지금 지훈이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순위가 바뀌어서 미안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지훈이가 내가 1등해서 고맙다고 해줬다. 그런 서로의 유대관계가 잘 쌓인 것 같아서…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기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또 뒤에 있는 (서)창완이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다(서창완은 한국 선수 가운데 4위를 기록해 단체전 메달을 받지 못했다)."
- 2024년 파리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파리 올림픽에 앞서 하나의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관문을 잘 넘은 것 같다. 시작이 좋지 않았는데 잘 이겨내고 마무리를 잘한 점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다. 외국 선수들이 나를 무서워했으면 좋겠다."
-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아서 조바심이 나지는 않았나.
"조바심을 내기보다, 너무 힘들어서 정말 차근차근 하나씩 하자고 생각했다. 또 경기장에서 사격 할 때는 다음 발이 아니라 지금 한 발에 집중하려고 했다."
- 동료들을 끌어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근대5종이) 다섯 가지 종목을 한 번에 하면서 우리 선수들과 정말 많은 대화를 하고,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끝나고 나면 정ㅁ라 홀가분하다. 그런 마음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서 뭉클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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