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안타' 오타니 흔들리나, 통역 불법도박 스캔들 후 침묵…"내 돈 훔쳤다" 해명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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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불법도박 연루 의혹 기자회견 여파일까.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또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0.458에서 0.423으로 떨어졌다. 오타니는 지난 20일과 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 개막 2연전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볼넷만 2개를 얻어 출루했다. 서울시리즈에서는 10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는데,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도박 스캔들 이후 방망이에 좀처럼 불이 붙지 않고 있다. 다저스 팬들은 괜찮다는 의미로 오타니가 타석에 설 때마다 환호했으나 끝내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오타니는 경기에 앞서 해명 기자회견에 나섰다. 오타니가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을 때부터 전담 통역으로 함께했던 미즈하라의 불법도박에 연루된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지난 21일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연루됐으며,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계좌가 활용됐다. 수사 당국이 수사를 하는 과정에 있고,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해고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현재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다. 오타니 명의로 두 차례 50만 달러(약 6억원)씩 도박업자인 매튜 보이어에게 송금한 사실이 알려졌다. 오타니 명의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간 명백한 증거가 있었고, 미즈하라가 ESPN과 최초 인터뷰에서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불쾌해했지만, 이런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게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고 진술해 오타니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을 샀다.
하지만 오타니 측은 최초 사건이 보도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미즈하라의 절도를 주장하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벌인 사실에 매우 슬프고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도 있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는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야구나 어떤 다른 스포츠에도 베팅을 하거나 베팅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으며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 불법도박업자를 통해서 스포츠에 베팅한 사실도 없다. 며칠 전까지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내 주위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주 한국에서 언론은 내 대변인에게 스포츠 베팅에 내가 잠재적으로 개입했는지 문의했다. 미즈하라는 내게, 또 나와 관련된 인물들에게 이런 언론의 조사가 있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미즈하라는 언론과 내 대변인에게 내가 친구를 대신해 빚을 갚았다고 말했다"며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미즈하라를 향한 당혹스러운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내가 이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한국 개막전 이후 팀 미팅 때다. 하지만 나는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내게 호텔로 돌아가 더 자세한 것을 둘만 이야기하고 싶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호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도박 중독인 것도, 빚이 있는 것도 몰랐다. 동의한 적도 없고, 송금을 허락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오타니는 또 "호텔에서 대화하면서 그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계좌에 마음대로 접근해 불법도박업자에게 송금하고 있었다고 했다. 내 대리인에게 이야기했고, 절도와 사기로 고소한다고 했다. 여기까지가 지금의 흐름이다. 스포츠 도박에 관여도 송금하고 있던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나는 야구나 어떤 다른 스포츠에도 돈을 걸거나 나를 대신해서 베팅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리고 나는 불법도박업자를 통해 스포츠에 베팅한 적도 없다"고 완전무결을 주장하며 "이번 시즌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이 일을 맡겨 경찰에 협조하고 싶다"고 말한 뒤 경기 준비를 위해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기자회견은 질의응답 없이 약 11분 30초 동안 진행됐다.
무거운 사건과 마주해서일까. 오타니의 방망이도 무거웠다. 오타니는 1회말 1사 후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에인절스 왼손 선발투수 리드 데트머스의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사이 다저스는 에인절스 타선의 화력에 밀렸다. 다저스 선발투수 개빈 스톤이 2회말 로건 오하피에게 중월 3점포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0-3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 앤서니 렌든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3루에서 마이크 트라웃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울 때 실점해 0-4가 됐다.
하지만 오타니는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침묵을 지켰다. 5회말 2사 후 3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했다. 마지막 공이 오타니의 머리로 향하자 비명을 지를 정도로 깜짝 놀라긴 했지만, 공에 맞진 않았다. 다음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에는 실패했다.
오타니의 침묵이 이어진 가운데 에인절스는 더 도망갔다. 6회초 트라웃의 볼넷과 테일러 워드의 2루타를 묶어 1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놀란 샤누엘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0-6까지 벌어졌다. 오타니는 끝내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고,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설 4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제임스 아웃맨과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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