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구본혁은 지난 4일과 6일 두 경기에서 끝내기 타점을 올렸다. 4일 NC전에서는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머쓱한 끝내기 안타가 됐지만, 6일 kt전에서는 만루에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 LG 트윈스
▲ LG 구본혁은 지난 4일과 6일 두 경기에서 끝내기 타점을 올렸다. 4일 NC전에서는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머쓱한 끝내기 안타가 됐지만, 6일 kt전에서는 만루에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 LG 트윈스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 홈런에 기뻐하는 LG 오스틴 딘. 구본혁은 오스틴의 4번 타순에 교체로 들어가 끝내기 홈런을 쳤다.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 홈런에 기뻐하는 LG 오스틴 딘. 구본혁은 오스틴의 4번 타순에 교체로 들어가 끝내기 홈런을 쳤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상무 입대 전 1할대 타율로 스프링캠프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LG 구본혁이 시즌 초반 방망이로 팀에 2승을 안겼다. 사흘 동안 2경기에서 끝내기 타점을 올렸는데 한 번은 심지어 그랜드슬램이었다.

스스로도 타격에 자신감이 생긴 구본혁에게는 이제 다음 숙제가 있다. LG 내야의 주전 의존도를 낮출 정도로 안정감을 유지하는 일이다. 우선 염경엽 감독의 마음은 열려 있다. 

구본혁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경기 막판 대수비로 들어갔다가 4번타자까지 맡게 됐다. LG는 8회초까지 2-4로 끌려가다 8회 벤치 자원을 활용해 동점까지 갔다. 구본혁은 4번타자 오스틴 딘의 대주자 최승민 대신 수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9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kt 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상대한 구본혁은 볼카운트 2-0으로 유리한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3구 직구에 방망이를 돌렸고, 제대로 걸린 타구가 전진수비를 펼친 kt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머리 위를 지나 담장까지 넘어버렸다. 구본혁은 이렇게 데뷔 첫 만루 홈런을 끝내기 상황에서 터트렸다. 끝내기 홈런 역시 데뷔 후 처음이다. 

이틀 전에도 구본혁은 연장 승부를 끝내는 안타를 날렸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문보경의 대수비로 출전해 연장 11회 1사 2, 3루에서 좌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 LG 구본혁은 4일 경기에서 10회 대수비로 들어가 11회 끝내기 안타를 쳤다. ⓒ LG 트윈스
▲ LG 구본혁은 4일 경기에서 10회 대수비로 들어가 11회 끝내기 안타를 쳤다. ⓒ LG 트윈스

4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구본혁은 "예전에는 행운의 안타만 나와도 좋아라했는데, 지금은 (타격에)자신감이 붙다 보니까 좋은 타구를 날리고 싶다"며 "(끝내기 상황에서)멋있게 시원하게 날리려고 했는데 막힌 타구가 나왔다. 그래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에도 아쉬운 마음이 남았던 구본혁은 이틀 뒤 후련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구본혁은 상무 입대 전 3년 동안 1군에 머무르며 만능 내야수로 활약했지만 선발 출전 경기는 많지 않았다. 오지환이 다치지 않는 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기간 타율 0.163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상무에서 확 달라졌다. 2022년 타율 0.336에 이어 지난해에는 타율 0.295로 활약했다. 이때 쌓은 자신감이 스프링캠프에 이어 개막 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본혁은 "잘 치는 선수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려고 했다. 훈련도 많이 했고 자신감이 붙어서 쳤던 게 전역 후에도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 치는 선수들은 하체를 쓴다. 그전에는 상체로만 쳤는데 하체도 같이 쓰니까 (결과가)좋다"고 밝혔다.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지는 순간.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지는 순간.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지자 선수들이 뛰쳐나와 축하했다.
▲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지자 선수들이 뛰쳐나와 축하했다.

염경엽 감독도 구본혁의 타격을 눈여겨 보고 있다. 스프링캠프 중간에는 장타력이 있는 김민수를 주력 백업으로 생각했는데,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앞으로 구본혁을 왼손 선발투수 상대 플래툰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신민재 대신 2루수로만 2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오지환 대신 유격수, 문보경 대신 3루수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오스틴이 빠지면 문보경을 1루수로 보내고 구본혁이 3루수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1000이닝을 넘기 일쑤였던 오지환의 수비 이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지환은 지난 5년 동안 5481⅓이닝 동안 수비에 나섰다. KBO리그 야수 가운데 3위, 유격수 중에서는 박찬호에 이어 2위다. 염경엽 감독은 2022년 겨울부터 오지환의 수비 이닝과 타석 수를 조절해줘야 경기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지환은 지난해 부상을 겪으면서도 1010⅔이닝을 수비했다. 코칭스태프가 오지환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 벤치 자원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감독의 기대에 구본혁은 부담스러워하기보다 자신감을 더 크게 드러냈다. 구본혁은 "일단 타격이 되니까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타격이 안 된다면 경기 출전 수도 줄어들고 나갈 기회가 많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타격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또 나가면 왼손투수 공 잘 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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