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손흥민(토트넘)을 향한 비판에 한국 팬들이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힐 생각은 없다.

토트넘 출신의 축구 해설가 제이미 오하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언론 '토크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국인들의 비난 댓글이 24시간 내내 올라온다"라고 언급했다. 

오하라는 "손흥민은 그동안 토트넘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준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손흥민은 스피드를 잃고, 누구도 제치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 이제 대안을 찾아야 하고 손흥민은 더 이상 주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격양된 목소리를 냈다. 

오하라가 이러한 발언을 한 이유는 토트넘의 최근 부진과 맞물린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쉬운 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17년 만의 무관 탈출에 도전했는데,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우승 가능성이 있었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토트넘은 지난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4강 2차전에서 리버풀에 0-4로 졌다. 앞서 펼쳐진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의 가능성을 남겨뒀던 토트넘이지만, 2차전 내내 리버풀에 밀리며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토트넘은 카라바오컵을 통해 무관 탈출을 노렸다. 4강 무대에 오르기까지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까다로운 상대들을 모두 잡아내며 기대를 더욱 키웠다. 하지만 리버풀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며 무너졌다.

곧바로 현지의 전문가들은 주장 손흥민에게 카라바오컵 탈락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해설가 제이미 래드냅은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을 제대로 이끈 적이 없다. 그는 팀을 위해 무엇을 해주는가”라며 혹평했다.

이어 10일에는 아스톤 빌라에 1-2로 지며 2024-25시즌 잉글랜드 FA컵 여정도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이처럼 연이어 컵 대회에서 탈락하자, 토트넘 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오하라는 "토트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라며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된다. 나도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을 맡을 그릇이 아니"라고 태클을 걸었다.

이어 "주장은 구렁텅이에 빠진 팀의 목덜미를 잡고 꺼낼 줄 알아야 한다. 손흥민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손흥민에게서 주장 완장을 뺏어서 다른 선수에게 줘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오하라의 손흥민 비판은 이전부터 계속 이어졌다. 이번 시즌이 막 개막했던 지난해 9월부터 "손흥민은 곧 33살이 된다. 지금도 예리함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장은 토트넘에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에 제외할 수는 없다. 그래도 새로운 왼쪽 윙포워드를 찾아야 한다"라고 세대교체를 촉구했다. 

작년 12월에는 '더 부트룸'을 통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였다. 다만 지금은 다르다"며 "손흥민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레전드였고, 나 역시 아주 좋아했다. 토트넘도 발전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인 레벨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반복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토트넘 레전드다. 2015년 8월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언제나 간판으로 불렸다. 입단 첫 시즌에는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8골 5도움에 그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역량을 잘 보여줬다. 

2016-17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손흥민은 이번 시즌까지 9시즌 연속 동일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2024-25시즌에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리그컵 1골 등으로 총 10골을 넣고 있다. 

토트넘 통산 출전 기록도 역대급이다. 10년간 공식전 442경기에 출전해 구단 역대 최다 출전 8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6골을 넣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손흥민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 노쇠화와 부상 여파 등으로 이전의 폭발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토트넘이 장기적인 미래를 약속하지 않았다. 구단이 연장 계약이 아닌 1년 옵션만 발동한 이유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의 계약은 단지 1년 연장된 것이다. 그가 내년 이맘때쯤 클럽을 떠나는 자유 이적에 동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클럽은 지금이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를 현금화할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팀 내 영향력이 떨어지면서 영국 매체의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오하라는 여기에 더해 주장 자격 박탈과 함께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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