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2년 연속 미국이 아닌, 먼 극동에서 열린다. 메이저리그가 야구 세계화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이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2024년 서울에 이어 2025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시즌 개막전이 열린다. 3월 18일과 19일,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충돌한다.
미국 본토가 아닌 타국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10번째로, 도쿄만 5번째다. 야구가 사실상 국기나 마찬가지인 일본은 흥행이 보증되는 수표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2025년 시즌 개막을 도쿄에서 치르기로 결정한 뒤 매치업 선정에 공을 들였다. 2024년 서울에도 방문했던 LA 다저스에 시카고 컵스를 붙이기로 했다. 노리는 지점은 명확하다. 일본인 선수들로 스타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다.
두 팀은 일본에서도 팬이 많은 인기 팀인데다 일본인 선수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에 2024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 최고액 계약을 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다. 도쿄시리즈 매치업이 확정된 이후에는 사사키 로키까지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시카고 컵스에도 스즈키 세이야, 그리고 이마나가 쇼타가 버티고 있다. 도쿄를 찾는 일본인 선수만 총 5명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발 투수를 일본인 선수로 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선발 투수를 일본인으로 내정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하자마자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개막전 선발로 나간다고 공언했다. 야마모토는 개막전 출전에 맞춰 다저스 선발 투수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시카고 컵스는 좌완 이마나가 쇼타를 선발로 내정했다. 크레익 카운셀 시카고 컵스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시작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마나가가 개막전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결국 카운셀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이마나가가 개막전에 나선다고 최종 확정했다.
꿈의 대결이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역사상 일본인 투수가 나란히 선발 투수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전은 컵스가 홈경기다. 그래서 이마나가가 야마모토보다 먼저 던지게 된다. 일본인 선수가 시즌 첫 구를 책임지는 것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의 개막전 선발로 서울에서 시즌 첫 공을 던진 다르빗슈 유에 이어 두 번째다. 오타니 쇼헤이가 1번 타자로 나서게 된다면 일본인 선수들의 투·타 대결로 2025년 메이저리그가 시작된다.
이마나가와 야마모토 모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일본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들로 이름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일본에서 열리는 2025년 개막전에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 투수들이기도 하고, 여기에 일본 무대에 낯이 익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나가는 시즌 29경기에서 173⅓이닝을 던지며 15승3패 평균자책점 2.91의 대활약을 펼쳐 대박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올스타에 선정된 것은 물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에는 놀라운 무실점 행진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입단 당시에는 이마나가보다 훨씬 더 비싼 선수였던 야마모토 또한 부상으로 결장한 게 아쉬웠을 뿐 던진 경기에서는 좋았다. 정규시즌 18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정상적으로 뛸 올 시즌의 기대치를 모으고 있다.
이마나가는 요코하마 시절 두 차례 개막전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다. 2019년 주니치전, 2020년 히로시마전에 나갔다. 1승1패를 기록했다. 도쿄돔에서의 통산 성적은 12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2.88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상대 핵심 타자이자 대표팀 동료인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는 5타수 무안타로 강했다. 오타니가 5타수 이상을 상대한 투수 중 안타가 없는 5명의 선수 중 하나다.
카운셀 감독은 “(이마나가에게 개막전 선발로 나간다는 말을 하자)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노 리액션). 이마나가는 자신이 개막전 선발 투수인 것을 알고 있었고,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는 던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마 속으로는 흥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악몽을 지워야 한다. 야마모토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경기를 본토가 아닌 한국에서 치렀다. 서울시리즈에 선발로 내정돼 공을 던진 것이다. 그러나 첫 경기는 엉망이었다. 야마모토는 긴장한 듯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1이닝 동안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 구단 역사상 데뷔전을 가진 선발 투수가 1이닝 이하, 5실점 이상하고 강판된 건 야마모토가 처음이었다. 샌디에이고가 야마모토의 버릇을 잡아 두들겼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여파를 지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만큼 야마모토로서는 이번 경기를 더 치열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는 오타니와 스즈키라는 일본 대표팀의 핵심 천재 타자들이 모두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다음날 열리는 2차전에는 사사키 로키가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2차전 선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사키가 현재 페이스를 무난하게 유지하고 빌드업 과정을 계획대로 마친다면 사사키가 도쿄돔 마운드에 설 가능성도 있다. 사사키는 20일(한국시간) 라이브피칭을 소화해 9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성 타구는 하나만 허용했다. 최고 구속은 벌써 153㎞가 나왔고, 스플리터의 위력 또한 건재했다는 평가다.
이렇게 일본인 스타들이 대거 출전할 예정이다 보니 일본 팬들도 들끓고 있다. 도쿄시리즈 예매에는 무려 42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서버가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시리즈를 보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 일본 팬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자국에서 진행되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두 팀은 일주일 정도 일찍 도쿄에 도착해 적응 훈련을 하고, 요미우리·한신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도쿄 시리즈에 돌입한다. 그 일주일 동안 일본이 뒤흔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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