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로서 한층 더 향상된 몸놀림을 보여주며 그간의 훈련 성과를 유감없이 발휘한 강백호 ⓒkt위즈
▲ 포수로서 한층 더 향상된 몸놀림을 보여주며 그간의 훈련 성과를 유감없이 발휘한 강백호 ⓒkt위즈
▲ 첫 연습경기 등판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좋은 투구를 선보인 소형준 ⓒkt위즈
▲ 첫 연습경기 등판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좋은 투구를 선보인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강백호(26)와 소형준(24)은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스타들이자, 국가대표팀 멤버이며, kt의 프랜차이즈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 선수들이다.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팀을 대표할 만한 스타감이 마땅치 않을 때, 2년의 시차를 두고 영입한 두 선수는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투·타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들의 성장은 kt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만년 하위권이었던 팀이 포스트시즌을 거쳐 2021년 감격적인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지는 기틀을 놨다. 그런 측면에서 2025년 2월 20일은 꽤 특별한 날이었을지 모른다. 두 선수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소형준이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강백호도 올해는 정식 포수로 캠프를 보내며 두 선수의 만남이 성사됐다. 강백호가 지난해 포수 마스크를 쓴 적은 있지만 그때는 소형준이 재활 중이라 없었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강백호가 주로 지명타자를 봐 만날 기회 자체가 적었다. 

두 선수는 20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시스와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2이닝 동안 호흡을 맞췄다. 소형준은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당초 호주 캠프에서는 실전에 나서지 않을 법한 스케줄이었지만, 투구 수를 늘리면서 실전 감각을 조금 더 찾길 바란 소형준의 뜻에 따라 이날 경기를 치렀다. 강백호는 선발 3번 포수로 출전했다. 두 선수가 공을 던지고, 공을 받았다.

소형준은 이날 전력 투구가 아니었고, 멜버른에는 호주 대표팀 타자들이 몇몇 끼어 있는 등 상대가 만만치는 않았다. 호주 리그는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을 만드는 단계인 kt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소형준은 시속 140㎞대 투심패스트볼로 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며 힘을 냈다.

1회에는 코스가 좋아 내야를 빠져 나가는 두 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병살타를 유도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2회에도 땅볼을 유도하며 여유있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팔꿈치 수술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 최대한 조심스럽게 컨디션을 올리고 있는 소형준이 정상적으로 순항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은 소형준이다”라고 웃으면서 “몸쪽 투심패스트볼이 좋았다”며 한시름을 놨다.

강백호는 소형준의 공을 받는 등 경기 중반까지 포수로 자리를 지켰다. 캠프에 포수로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강백호는 맹훈련을 통해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이 첫 실전이었는데 이 감독은 “움직임이 괜찮았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강백호는 이날 날카로운 1루 견제로 호주 주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등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강백호는 타석에서도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격감을 조율하고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 최고 148km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지며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신인 김동현 ⓒkt위즈
▲ 최고 148km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지며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신인 김동현 ⓒkt위즈
▲ 최고 147km의 위력적인 구위로 kt 왼손 불펜 고민을 풀어줄 적임자로 주목받는 전용주 ⓒkt위즈
▲ 최고 147km의 위력적인 구위로 kt 왼손 불펜 고민을 풀어줄 적임자로 주목받는 전용주 ⓒkt위즈

경기는 kt 타자들이 대폭발하고,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주는 등 투·타 모두가 호조를 보인 끝에 kt의 19-3 대승으로 끝났다. 이날 kt는 천성호(2루수)-유준규(중견수)-강백호(포수)-안현민(좌익수)-장진혁(우익수)-강민성(3루수)-윤준혁(1루수)-강현우(지명타자)-권동진(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올해 주전이 보장된 선수는 강백호 한 명뿐이고, 대기 타자들도 조대현 김민석 장준원 최성민 등 모두 오키나와 엔트리를 노리는 백업 선수들이었다. kt도 예상하지 못한 타선의 대폭발에 대승을 거뒀고, 오키나와 엔트리를 추려야 하는 kt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그만큼 커졌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2025년 1라운더 우완 김동현은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을 던지며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잡아내고 힘을 냈다. 건장한 체격 조건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원석인 김동현은 이날 제구가 간혹 흔들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고 묵직한 높은 쪽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선전했다. 볼넷 2개를 내줬을 뿐 피안타는 없었다. 

팀의 고민 지점 중 하나인 좌완 쪽에서는 2019년 1차 지명자 출신인 전용주가 돋보였다. 마무리캠프 당시 이강철 감독과 중심이동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전용주는 이날 최고 147㎞의 강한 공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모습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은 “최고 구속 외에도 다른 공도 145~146㎞를 오갔다”고 좋아졌다고 평가하면서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슬라이더도 굉장히 잘 떨어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용익과 김재원도 1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막으며 힘을 냈다. 

타선에서는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유준규가 야무진 타격을 선보이며 코칭스태프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날 유준규는 2안타 2타점에 가벼운 스윙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발도 우리 팀에서는 상위권이다. 잔야구가 되는 선수”라면서 유준규와 같은 선수들이 나타난다면 엔트리 운영이 조금 더 편해질 것이라 기대했다.

강민성도 이날 홈런 한 방을 포함해 3안타 2타점으로 대활약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쳤다 하면 안타에 장타까지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장준원도 홈런 한 방을 터뜨리며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천성호가 3안타 1볼넷 1타점 대활약으로 주전 내야수 경쟁에 불을 붙였고,  타격 재능이 높은 평가를 받는 포수인 김민석은 잘 맞은 2루타 하나를 포함해 2안타 2타점, 최성민도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이날 대승을 합작했다. 경기 MVP로는 소형준(투수)와 강민성(야수)이 선정됐다.

kt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멜버른 에이시스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치른다. 20일 경기는 주로 백업 선수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면, 21일 경기는 조금 더 주전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이 감독은 “투수 쪽에서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오원석이 던진다”고 예고했다. 이 경기는 kt 구단 공식 유튜브 ‘위즈TV’에서 생중계한다. 중계 전문성 배가를 위해 오효주 KBS N 스포츠 아나운서가 캐스터를 맡고, 안영명 코치가 해설로 팬들과 함께 한다. 

▲ 야무진 타격과 넓은 수비 및 경기 활용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유준규 ⓒkt위즈
▲ 야무진 타격과 넓은 수비 및 경기 활용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유준규 ⓒkt위즈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