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이 '미키17' 속 빌런이 실제 정치인을 연상시킨다는 평에 대해 "나라마다 현재 상황을 투사한 것"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봉준호 감독은 신작 '미키17' 개봉을 앞두고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미키17'에서 배우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정치인 캐릭터 마샬 역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실제 정치인이 연상된다는 평에 대한 답변이다. 

'기생충'의 영광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봉준호 감독은 쉼 없이 보낸 일정을 언급하며 "개봉 중심으로 따지니 5년이 되고 말았는데('기생충'은 2019년 5월 한국에서 개봉, 이듬해까지 해외 개봉이 이어졌다.) 실제로는 오스카 레이스가 2020년 2월 끝나고 쉰 건 6~7주"라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일을 했다. 2000년 여름에 이 원작 소설을 받았다. '옥자'를 했던 제작사 플랜B가 보내줬다. 2020년 가을 원작소설을 최성제(샤론 최)씨가 번역해주면 한 챕터씩 받았고, 2021년 9월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을 하러 가며 초고를 탈고해 던져주고, 그해 11월 로버트 패틴슨을 만났다. 그래서 22년 가을에 찍게 됐다. 플랜B 친구들도 '이렇게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건 처음인 것 같아' 할 만큼 순조로웠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2022년 한 해 찍고 2023년 길게 포스트 프로덕션을 했다. 크리처가 있다보니 CG가 많았다. 작년 개봉하면 맞는 타이밍이었는데 미국배우조합 파업과 배급 조정이 맞물리면서 미국 영화들 라인업이 엉키고 그랬다. 조합 파워가 세서 파업이면 촬영을 못할 뿐 아니라 후시 녹음도 못하고 홍보 활동도 하면 안된다. 그 여파가 6~7개월 있었다. 그래서 지금 개봉하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5년이 됐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기생충'이 2020년 2~3월까지 개봉했는데 딱 만 5년만이다. 6년이라고 표현하시면 섭섭하다. 6주밖에 못 쉬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꾸준히 준비했다. 엄청난 과한 노동을 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늦었냐, 이건 아니다 변명을 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봉준호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봉준호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이 한국을 찾아 프로모션에 나서기 전 봉준호 감독은 런던과 베를린, 파리를 오가며 프로모션을 펼쳤다. 특히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미키17'을 비경쟁부문에 초청해 선보였다. 

봉 감독은 "베를린 거기가 좀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민감한 영화제의 전통이 있다. 유럽 기자분들이 정치적인, 하지만 재미난 질문들을 하신다. 마크 러팔로 캐릭터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셨다. 전세계가 똑같은 것 같다. 다들 본인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안 좋았던 경험을 투사하시는 것 같다. 관객들 반응도 좋았다"고 했다. 

그는 마셜 캐릭터를 두고 영미권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왔다면, 한국에서는 또 다른 현실 정치인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나올 것 같다는 질문에 "아까 그래서 제가 유난히 타인테이블을 정확시 설명드렸다. 2021년에 쓴 시나리오라는 걸 정확히 설명드린다"고 강조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봉준호 감독은 "촬영도 2022년 했다! 베를린에서 어느 기자가 그랬다. 방에 크리스털 볼을 숨겨놨냐고. 그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특정 정치인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가 실명을 거론한 인물은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루마니아 차우체스쿠 부부.

봉 감독은 "토니 콜렛의 일파 캐릭터는 원작 캐릭터에 없다. 독재자 커플이 무섭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아시아의 마르코스도 있고 루마니아 차우체스쿠도, 악명을 떨쳤지만 구체적 사건은 우스꽝스럽다. 그런 면 때문에 원작엔 없는 일파 캐릭터를 만들었다"면서 "마크 러팔로와 연기 이야기 할 때도 실제 존재한 과거 정치인 이야기를 했다. 역사상 존재했던 끔찍했던, 동시에 우스꽝스럽기도 했던 독재자나 나쁜 정치인의 모습을 용광로처럼 섞어봤다"고 설명했다. 

▲ '미키17'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미키17'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봉준호 감독은 "분명히 그렇게 한 것이었다. 나라마다 현재 상황에 투사해서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엔 오해하시는 분도 있나보다. 추가촬영 해서 넣은 거냐고 하더라. 전혀 아니다. 모든 촬영은 2022년 하반기에 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목놓아 외친다"고 덧붙였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면 주인공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오는 28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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