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토트넘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영국 매체 '스퍼스 웹'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본머스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으로 교체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입지가 불안정하다. 현재 경질 위기에 몰리지 않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결별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그를 대체할 후임 감독 후보가 언급되고 있다. 그중 한 명이 이라올라 감독이다.

과연 이라올라 감독의 토트넘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과거 토트넘 스카우트로 일한 믹 브라운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그는 "본머스는 이라올라 감독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토트넘이나 마드리드의 관심 때문만이 아니라 클럽 전체를 위해서다. 이라올라 감독은 부임 이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그들은 이를 지속하고 싶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머스 같은 클럽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면,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는 감독과 선수들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목표에 도달하자마자 감독을 잃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라며 "그들은 이미 이라올라 감독과 대화하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 물밑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계약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라올라 감독은 2023년부터 본머스를 이끌고 있는 젊은 사령탑이다. 스페인 출신으로 뛰어난 지도력으로 현재 본머스를 프리미어리그 5위로 이끌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충분히 획득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 맨체스터 시티와도 승점 단 1점 차로 추격 중이다.

이라올라 감독은 이전부터 토트넘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이라올라 감독은 본머스에서 활약으로 토트넘의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그가 시즌 도중 본머스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 시즌 농사의 기본이 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우승 혹은 유럽대항전을 꿈꿀 수조차 없는 지경이다.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멀어지더니 25라운드를 치른 현재 12위에 머물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건 컵대회 순항이 컸다. 카라바오컵 준결승에 올랐고, FA컵 역시 하부리그 반란을 잘 잡아내며 생존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프리미어리그 성적보다 컵대회를 통한 우승 한 번에 더 무게를 뒀다. 토트넘은 우승 DNA가 거의 없다시피 한 곳이다. 1992년 출범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영국 1부리그 정상에 오른 기억도 60년도 족히 넘은 196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21세기 들어 우승한 것도 2007-08시즌 리그컵 딱 한 차례가 전부다.

그래서 카라바오컵까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믿었다. 과거 조제 무리뉴 감독을 컵대회 결승 앞두고 경질하는 촌극 속에 우승 기회를 놓쳤던 토트넘이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다. 팬들의 경질 요구에도 귀를 닫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지했던 토트넘 수뇌부는 이제야 또 다른 실수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카라바오컵 4강 2차전에서 너무 무기력했다. 리버풀 상대로 90분 내내 36%의 볼 점유율만 가지면서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전체 슈팅수 5-26, 유효슈팅수 0-10, 코너킥 4-14 등 준결승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원사이드로 밀렸다. 카라바오컵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지난 10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에서 1-2로 패배했다. 

이제는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밖에 남지 않았다. 토트넘은 현재 UEL 16강에 진출해 있다. 유럽 무대에서 우승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그럼에도 구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믿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단의 줄부상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등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쓰러지며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토트넘 수뇌부는 현재 부진이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이라 판단,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믿고 갈 수는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떠날 경우 계획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라올라 감독이 영입 타깃 1순위가 된 이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현재 경질 위기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지난 리버풀과 카라바오컵에서 패배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짐을 싸라는 분위기에는 강하게 맞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TV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이기에 의견을 내는 것이다. 내 직업은 토트넘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우리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데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는 평가받는 걸 걱정하지 않는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누구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나는 현재 선수들로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만 노력할 것"이라고 귀를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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