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t 좌완 불펜 문제를 해결할 기대주로 뽑히는 전용주 ⓒkt위즈
▲ 올해 kt 좌완 불펜 문제를 해결할 기대주로 뽑히는 전용주 ⓒkt위즈
▲ 1차 지명자 출신으로 그간 수많은 시련을 겪었던 전용주는 마무리캠프에서 맹훈련을 통한 구위 향상으로 코칭스태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위즈
▲ 1차 지명자 출신으로 그간 수많은 시련을 겪었던 전용주는 마무리캠프에서 맹훈련을 통한 구위 향상으로 코칭스태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태우 기자] “FA 영입이요? 끝까지 키워보렵니다”

이강철 kt 감독은 부임 이후 뛰어난 지도력과 선수 발굴 능력을 과시하며 팀을 강호의 반열로 올려놨지만, 그런 이 감독마저도 풀지 못한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좌완이다. 돌이켜보면 우완 전력에 비해 좌완 전력이 많이 약했던 kt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단발성 성과에 그쳤다. 지난 시즌 뒤 SSG와 트레이드로 좌완 선발 자원인 오원석을 영입해 선발 투수는 하나 찾았지만, 불펜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이쯤되면 외부에서 영입도 생각할 만한데,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이 과제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내심 기대하는 히든카드 또한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공을 들인 좌완 전용주(25)가 그 기대주다. 이 감독은 “게임에 들어가서 하는 것을 봐야겠지만 연습 때는 굉장히 좋았다. 공도 빠르고, 슬라이더도 김광현처럼 떨어진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제춘모 투수코치 또한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선수”라면서 노력이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

사실 kt 구단이나 팬들에게는 오랜 기간 꽤 아픈 이름이었다.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019년 kt의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이강철 감독 부임 당시 신인이었고, 이 감독도 그런 전용주의 잠재력을 오랜 기간 인정하고 지켜봤다. 2019년 1군 무대에 곧바로 데뷔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1군 전력이 되지는 못했다. 1군 통산 2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4사구만 17개, 피안타만 15개였다. 지난해에도 1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에 그쳤다.

이 정도 성적이라면 포기할 법도 한데,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오히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전용주에게 달려들며 심혈을 기울였다. 아직 포기하기는 아까운 자원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집중적인 훈련을 거친 결과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심 이동과 회전이 좋아지며 더 강하고 역동적인 공을 때림과 동시에 슬라이더의 각도 좋아졌다.

전용주는 “상체 위주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훈련을 하고 공을 많이 던지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주문하신 것을 내가 해보고, 나도 느낀 점을 말씀드리면서 훈련을 했고, 이제 나에게 맞는 옷을 조금씩 입어가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지난 마무리캠프를 설명하면서 “회전과 하체 쓰는 것을 많이 연습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 구속은 2군에서 더 잘 나오는 편이었지만, 안정성이나 그런 게 없었다. 그런데 확실히 마무리캠프를 하고 지금까지 해오면서 정립이 됐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괜찮아진 것 같다”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설명했다.

질롱 캠프 막판 멜버른 에이시스와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이 시속 147㎞까지 나왔고, 패스트볼 구속은 꾸준히 145~146㎞를 기록하면서 포수 후면에서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었던 이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돌게 했다. 전용주도 “계속 하면서 게임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스스로 많이 준비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차근차근 준비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더 나은 내일에 대한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1차 지명 선수가 아직까지도 1군 23경기 출전에 머물고 있으니, 그 사이 시련이 많았다는 것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공이 엉망으로 날리던 시절도 있었고, 아팠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전용주는 “그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생각도 한다. 2군 생활도 길었고, 많이 아프기도 했었다. 그런 경험들이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금 상태는 좋지만, 흥분하지도 않고 낙관하지도 않는다. 실패에서 배운 교훈일지 모른다. 전용주는 “준비가 되고 뭔가 조금씩 맞아가는 느낌이 있으니 확실히 설레거나 그런 건 있다. 지금 상태로 준비가 더 잘 되고 나서 시즌에 들어가면 어떤 모습일까 그런 것도 있고, 주위에서 기대하시는 만큼 내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대치를 너무 높게 가져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내가 준비한 만큼, 준비한 대로 나올 것이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항상 임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수치적으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차분하게 시즌을 응시했다.

이강철 kt 감독 부임 이후 kt 불펜은 매년 마법을 부린다. 선수층이 약해졌다고 할 때, 기존 선수들이 한계를 보일 때 누군가가 혜성처럼 등장한다. 한 시즌 일도 아니다. 매년 그랬다. kt가 2019년 이후 꾸준히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 감독은 올해 그 마법의 후보 중 하나로 전용주가 튀어 나오길 바라고 있다. 오랜 기간 시련을 겪었던 유망주의 재기 스토리는 생각보다 자주 나온다. kt도, 전용주도 올해가 그 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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