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년 연속 개막을 본토가 아닌 아시아에서 맞이한다. 지난해 서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즌 개막 시리즈를 벌인 다저스는 올해는 3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시리즈’(스포티비 중계)로 시즌 개막을 알린다.
다른 팀들보다 개막이 일주일 정도 빠르고, 일본 도쿄까지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다 보니 당연히 다른 팀보다 더 빨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또 개막 로스터를 결정해야 하는 시범경기 일정도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팀의 간판스타이자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오타니는 시범경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깨 수술 여파로 다른 선수들보다 페이스가 느렸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당시 2루 도루를 하다 왼 어깨를 다쳤다. 투지를 발휘하며 월드시리즈 일정을 마지막까지 소화하고 팀의 우승을 함께했지만 시즌 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2023년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가 2년 연속 수술을 받은 것이다. 왼 어깨 상태를 최대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저스는 오타니를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동료들이 시범경기에 뛸 때 오타니는 라이브 게임을 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런 오타니가 드디어 시범경기에 나섰다. 오타니는 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토미 에드먼(2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미겔 로하스(1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오타니의 시범경기 출전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고, 친정팀 격인 LA 에인절스를 상대하는 데다 여기에 이날 상대 선발 투수가 고교 선·후배 사이로 절친한 기쿠치 유세이라는 점 때문에 더 화제를 모았다. 오타니는 기쿠치에게 비교적 강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기쿠치를 상대로 통산 타율 0.304(23타수 7안타), 3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이날도 고교 선배인 기쿠치를 울릴 수 있을지가 주목됐다. 그리고 시작부터 그런 장면이 벌어졌다.
관중들의 열광적인 성원 속에 첫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기쿠치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지켜본 오타니는 2구째 커브를 잘 골라냈다. 기쿠치는 3구도 커브를 선택해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으며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냈다. 하지만 오타니도 4구 커브를 골라낸 것에 이어 5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에도 반응하지 않으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6구째 94마일(151.3㎞)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타이밍이 살짝 늦었지만 완벽한 팔로 스로우가 이어지면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는 107마일(약 172.2㎞), 발사각 26도로 홈런이 되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시범경기 시작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이자 역사상 첫 50-50 달성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오타니는 2-4로 뒤진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기쿠치와 다시 만났다. 한 차례 오타니에 당한 기쿠치는 초구 커브를 몸쪽으로 붙였고, 2구째 포심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오타니는 1B-1S에서 3구째 커브를 받아 쳤으나 정확한 타이밍이 맞지 않아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번에는 기쿠치가 커브를 앞세워 오타니의 방망이를 막아냈다.
오타니는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완 실세스를 상대했다. 다만 이번 타석에서는 삼진에 머물렀다. 실세스의 끈질긴 스플리터 승부를 잘 참아내며 2B-2S 카운트까지 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5구째 몸쪽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이 타석 이후 경기를 마쳤다. 3타수 1안타(1홈런)으로 몸을 풀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의 첫 타석 홈런은 마치 지난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미국 및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에게 놀라움이라는 것은 없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수술을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만큼 생산적일 수 있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오타니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기까지 50타석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다. 꼭 시범경기가 아니더라도 출전하지 않는 날은 라이브 게임을 통해 타석을 소화할 수 있다. 3월 18일 열릴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도 일본 프로야구 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지금부터 큰 부상 없이 달린다면 50타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오타니의 자신감이다.
오타니는 경기 후 “우선 예정대로 세 타석을 소화했기 때문에 그것이 제일 만족스럽다. 스윙을 하면서 흔들림이나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한다”면서 “몸의 상태와 움직임은 비례한다. 몸이 좋아지면 조금 더 스윙 자체도 부드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은 위화감이 없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타니에게 또 홈런을 맞은 기쿠치는 허탈한 듯 웃어보이며 오타니의 클래스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기쿠치는 홈런을 맞은 장면을 돌아보면서 “그와 같은 힘이 있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풀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가면, 그 레벨 정도의 선수는 놓치지 않는다, 카운트 싸움을 나쁘게 가면 안 된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쿠치는 “오늘 등판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전체적으로 모든 구종을 실험할 수 있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피치콤을 통해 내가 사인을 냈다. (포수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다”면서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것만은 책임감을 가지고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홈런에 대해 “쓰리 투(풀카운트)였기 때문에 단순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면 놓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의 도쿄시리즈 전망(스포티비 중계)이 밝아지는 가운데 도쿄를 향한 힘찬 진군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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