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로부터 새로운 타격폼 과제를 받은 김혜성은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2일 친구인 이정후와 만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 다저스로부터 새로운 타격폼 과제를 받은 김혜성은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2일 친구인 이정후와 만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 시범경기 초반 좋은 몸놀림으로 올 시즌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시범경기 초반 좋은 몸놀림으로 올 시즌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앞두고 있는 김혜성(26·LA 다저스)은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기 중 하나를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에 다 온 줄 알았는데, 아직 넘어야 할 단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수비력과 주루를 인정하며 그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진짜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공격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일찌감치 내리고 있었다.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타율이 3할을 넘을 정도로 콘택트 능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장타력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었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격 메커니즘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다저스는 김혜성이 우완이 던지는 커터와 체인지업에 대응하기 위해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 중이다. 김혜성도 이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을 동감하고 열심히 훈련 중이다. 그러나 역시 시작은 쉽지 않다. 오랜 기간 해왔던 타격폼을 한꺼번에, 그것도 많이 수정하려다 보니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계속 해보면서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시범경기 성적은 예상대로 좋지 않다. 메이저리그의 수준 높은 투수들 공에 적응하기도 바쁜데, 여기에 바뀐 타격폼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 타격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김혜성은 1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볼넷 두 개를 고르기는 했지만 출루율(.188)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안타 하나도 내야 안타였다. 

24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내야 안타 하나를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볼넷이 두 개가 끼어 있어 출루율은 0.375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 내리 출루하지 못했다. 26일 시애틀전 3타수 무안타, 27일 밀워키전 3타수 무안타, 그리고 1일 LA 에인절스전 2타수 무안타까지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아무리 수비가 좋다고 해도 이 타격 성적으로 개막 로스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김혜성도 답답한 심정일 수밖에 없는 가운데 여기서 친구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그 주인공이다. 김혜성과 이정후는 2017년 키움의 지명을 받아 나란히 입단한 동기생들이다. 이정후는 팀의 1차 지명을 받았고, 김혜성은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았다. 박병호 강정호 이후 팀의 야수진을 이끌어 갈 선수들로 지목됐고, 실제 무럭무럭 성장하며 두 선수 모두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뒤 1년의 시차를 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김혜성의 계약 규모보다 훨씬 크다. 메이저리그에서 계약 규모는 곧 권력이다. 이정후는 무조건 주전으로 써야 하는 선수인 반면, 김혜성은 그 정도 입지까지는 아니다. 김혜성은 계약 기간 내내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다. 현재 팀 내 위상도 다르다. 이정후는 3번 혹은 1번으로 출전하는 주전 중견수가 확실한 반면, 김혜성은 개막 로스터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3월 18일과 19일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시리즈' 시즌 개막전(스포티비 중계)에도 참가할 수 있을지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

다만 팀에서는 김혜성의 타율보다는 타격폼 변화 과정에 더 주목하는 양상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일 "다저스는 김혜성이 가진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장타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스윙을 뜯어 고치고 있다. 김혜성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 통산 장타율이 0.403에 불과했지만, 다저스는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낼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다저스가 김혜성의 타격에도 큰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릭 베이츠 다저스 타격 코치는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완전히 새로운 스윙이다"면서도 "김혜성은 놀랄 정도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고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

▲ 에릭 베이츠 다저스 타격 코치는 "김혜성은 놀랄 정도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고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타격폼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연합뉴스/AP통신
▲ 에릭 베이츠 다저스 타격 코치는 "김혜성은 놀랄 정도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고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타격폼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연합뉴스/AP통신
▲ 2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정후 ⓒ연합뉴스
▲ 2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정후 ⓒ연합뉴스

팀 동료들의 지지도 이어진다. 스프링트레이닝 초반부터 김혜성의 훈련을 도우며 분위기를 잘 만들어 준 MVP 출신 스타 무키 베츠는 "김혜성이 다저스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서 "우리는 김혜성을 믿고 있다"며 조만간 원래의 기량을 찾을 것이라 자신했다. 베테랑 내야수인 미겔 로하스 또한 "김혜성이 팀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다저스 같은 팀에 합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알고 있지만 팀에 적응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두 팀 모두 미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만큼 두 선수가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피닉스 북서부의 글렌데일, 샌프란시스코는 피닉스 동부의 스코츠데일을 캠프 근거지로 삼고 있다. 그런 두 선수는 이제 경기장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 2일 오전 5시 5분(한국시간)부터 다저스의 홈구장인 카멜백 랜치에서 두 팀의 시범경기(스포티비 프라임, 스포티비 나우 생중계) 격돌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27일 시카고 컵스전과 28일 시애틀전에 연달아 출전한 이정후는 1일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주전 선수가 이틀 연속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이날 경기는 원정이지만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 4경기에서 타율은 0.222(9타수 2안타)로 낮은 편이지만 볼넷 2개를 보태 출루율은 0.41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 첫 홈런도 나왔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주루와 수비에서도 호평을 모으고 있어 기대가 모인다.

김혜성은 선발 출전 가능성은 알 수 없으나 경기에는 뛸 가능성이 있다. 김혜성은 28일 경기에는 나가지 않고 휴식을 취했고, 1일 경기에서는 경기 중간에 들어가 두 타석을 소화했다. 김혜성은 현재 타격폼을 교정하는 중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들어가 이를 적용해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이날 경기에도 선발 혹은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후가 원정길에 동행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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