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부상으로 22일 다시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김하성
▲ 허리 부상으로 22일 다시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깨 부상 이후 몸에 잔부상이 많아지고 있는 김하성(30·탬파베이)는 22일(한국시간)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허리 부상이 그 이유다.

김하성은 21일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선발 출장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라인업에서 빠졌다. 최근 경기에서 다친 허리가 좋지 않았다. 하루 이틀 정도 상태를 보고 다시 라인업에 돌아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다시 최소한 열흘을 쉬어야 한다. 

탬파베이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김하성의 후계자로 뽑히는 카슨 윌리엄스를 부랴부랴 콜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격수 유망주인 윌리엄스는 당초 이르면 7월 메이저리그 데뷔가 예상됐다. 다만 올해 트리플A에서 성장세가 다소 더뎌 콜업이 늦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김하성의 부상이 이 유망주의 데뷔를 앞당긴 것이다.

다행히 큰 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벌써 허리 부상으로 두 번째 부상자 명단이다. 김하성은 이미 7월 26일(한국시간) 허리 문제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다녀왔다. 7월 23일자로 소급돼 8월 2일 복귀했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부위를 다쳤다. 

▲ 김하성은 지난해 어깨 부상 이후 잔부상이 잦아지고 있고, 올해 제대로 된 활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AP
▲ 김하성은 지난해 어깨 부상 이후 잔부상이 잦아지고 있고, 올해 제대로 된 활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AP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 철강왕으로 불렸다. 큰 부상이 없었던, 몸이 튼튼한 선수였고 웬만한 통증은 참고 뛰는 투지도 가지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 막판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 결장했다.

오랜 기간 야구 활동을 못해서 그런지 올해는 잔부상이 잦다. 복귀 전 재활 경기를 하던 도중에는 햄스트링을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복귀가 지연됐다. 메이저리그 복귀 후에는 종아리 쪽의 통증으로 잠시 쉬어갔고, 허리가 두 번이나 발목을 잡았다. 갑자기 몸의 부하가 올라오다보니 생기는 잔부상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잔부상 이미지가 생기는 것은 선수 경력에 결코 좋지 않다.

문제는 이것이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다. 아직 섣부른 전망이지만, 탬파베이가 차출 거부권을 쓸 수도 있다. WBCI 룰에 따르면 부상 선수들의 경우 여러 가지 방면으로 안전 장치를 걸고 있다. 이를 테면 WBC 이전 직전 시즌에 60일 이상 부상자 명단에 들어간 선수는 구단이 합법적으로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직전 시즌 8월 말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던 선수도 거부권 행사 대상이다.

1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하성은 8월 말까지는 부상자 명단에 있어야 한다. 올해 이미 부상자 명단 체류 기간이 60일을 훌쩍 넘겨 탬파베이의 거부권 조항을 두 가지 충족한다. 2017년 WBC 당시 추신수는 2016년 시즌 장기 결장으로 WBCI가 정해둔 거부권 조항 중 무려 네 가지를 충족했고, 결국 선수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의 완강한 반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구단이 허가하지 않으면 출전할 수 없다. 

▲ 올해 대다수 기간을 부상자 명단에 보낸 김하성은 내년 WBC 출전에 있어 구단의 거부권 행사가 점쳐지고 있다
▲ 올해 대다수 기간을 부상자 명단에 보낸 김하성은 내년 WBC 출전에 있어 구단의 거부권 행사가 점쳐지고 있다

옵트아웃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고, 내년에도 탬파베이에서 뛸 가능성이 살아있다. 탬파베이는 어깨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고, 여기에 복귀 후에도 잔부상에 시달린 김하성의 WBC 출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김하성은 내년 팀 내 최고 연봉자(1900만 달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많은 돈을 주는 선수가 팀과 함께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길 바라는 게 당연하다. 추신수도 딱 그랬다. 시즌 직전 열리는 WBC는 구단으로서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이벤트다.

여기에 탬파베이는 WBCI 규정에 명시된 거부 조항도 손에 넣었다. 김하성이 강력하게 출전을 원하겠지만, 탬파베이가 이를 들어 끝까지 반대하면 김하성도 마땅히 방법이 없다. 이는 김하성과 대표팀 키스톤 콤비가 기대되는 토미 에드먼(LA 다저스)도 마찬가지다. 에드먼은 올해 두 차례나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9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역시 8월 말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다는 거부권 조항을 충족한다.

물론 김하성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WBC 출전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대표팀과 함께 하는 마지막 이벤트가 될 수도 있어서다. 현재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할 수 있는 국가대항전은 WBC가 유일하고, 2030년 WBC 출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탬파베이도 몸 상태만 확인되면 선수의 뜻을 막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저런 조항을 들어 김하성을 설득할 가능성 또한 있다. 이는 김하성이 다른 팀으로 이적해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선발에 하나의 변수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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