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 이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며 팀 내 자리를 잡고 있는 천성호 ⓒ곽혜미 기자
▲ 트레이드 이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며 팀 내 자리를 잡고 있는 천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단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2순위) 지명을 받은 천성호(28·LG)는 팀 1군 내야에 즉시 합류할 수 있는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대졸 선수로 상대적인 기량의 완성도가 높고, 중앙 내야(2루수·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심우준(한화)이 지키는 유격수에 비해 2루수는 항상 고민이 있었던 KT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다. 2020년 1군 66경기, 2021년 1군 41경기에 나간 천성호는 내야 자원으로 뛰다 군에 갔다. 대졸 선수라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필요했다. 지난해 75경기에서는 타율 0.29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시즌도 팀의 주전 2루수 후보였다.

그런데 그런 천성호에게 하나의 경력 전환점이 찾아오고 있다. 올 시즌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천성호는 최근 외야로 나가 관심을 모았다. 천성호는 지난해 좌익수로 네 번의 선발 출전 경력이 있다. 그래도 주 포지션은 2루였다. 그런데 LG에 온 뒤 포지션을 다양하게 소화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간 주 포지션이었던 2루 수비 소화가 가장 적다.

천성호는 LG 이적 후 1루수로 84이닝, 2루수로 10이닝, 3루수로 74이닝을 소화했다. 1·3루 코너 내야수에 가까웠다. 여기에 최근에는 우익수로도 두 차례 선발 출전하는 등 13이닝을 뛰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것이 주축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 방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천성호를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굳혔다. 그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 천성호는 이적 후 공수 모두에서 쏠쏠한 활약으로 팀 활력소가 되고 있다 ⓒ LG 트윈스
▲ 천성호는 이적 후 공수 모두에서 쏠쏠한 활약으로 팀 활력소가 되고 있다 ⓒ LG 트윈스

염 감독은 22일 광주 KIA전에 앞서 천성호의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육성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 천성호는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염 감독은 천성호가 앞으로 뛸 포지션에 대해 2루, 1루, 3루, 그리고 코너 외야(좌익수·우익수)를 뽑았다. 중견수는 수비 범위 때문에 현재 포지션에 있는 다른 선수들보다 발이 조금 느린 편인 천성호를 쓸 이유는 없지만, 그 외의 포지션은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센터는 수비 레인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 센터는 나는 무조건 수비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센터가 비면 첫 번째는 무조건 최원영”이라면서도 “천성호는 활용성이 훨씬 좋다. 아마 계속 그렇게 갈 것이다. 내야 세 군데와 외야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레이드 때부터 그런 구상을 해왔고 실제 경기에서도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통 KBO리그 감독들은 내·외야 유틸리티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물론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1군 성적이 급한 상황에서 실험을 하기도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26인)에 비해 엔트리에 두 자리 더 여유가 있다는 점도 있다. 선수들도 웬만한 각오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있다 하더라도 보통 코너 외야수와 1루를 겸업하는 경우가 많다. 

▲ 염경엽 감독은 천성호가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LG 트윈스
▲ 염경엽 감독은 천성호가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LG 트윈스

하지만 있으면 엄청난 도움이 된다. 메이저리그도 요즘에는 엔트리에 센터 내·외야를 겸업할 수 있는 선수들을 하나씩은 넣는다. 빡빡한 일정에서 엔트리 반 자리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좋아지고 있다. 벤 조브리스트가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슈퍼 유틸리티의 계보를 열었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슈퍼 유틸리티인 토미 에드먼(LA 다저스)도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는다.

LG는 주전 구도가 비교적 확고한 팀이고, 천성호도 출전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선수 가치도 더 높아진다. 다만 염 감독은 또 하나의 동기부여를 준다. 내·외야 겸업이 평생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썩으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염 감독은 “그러다가 딱 올라서면 자리 하나를 잡는 것이다. 그게 외야가 될 수도 있고, 내야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2~3년 가다가 누가 아파서 빠지고, 잘하면 자기 자리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을 다방면에서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도 있다. 트레이드 성과가 매번 그렇게 좋지 않았던 LG지만, 이번에는 대성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 팀 내 주전 구도를 다방면에서 위협하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는 천성호 ⓒ LG 트윈스
▲ 팀 내 주전 구도를 다방면에서 위협하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는 천성호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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