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 부진이라는 시즌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KIA ⓒKIA타이거즈
▲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 부진이라는 시즌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KIA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KIA는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기세를 탔다. 김도영의 시즌 아웃이라는 악재는 뼈아팠지만, 그래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몇몇 주축 선수들이 돌아왔으니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반대로 많은 이들이 지금 성적보다 더 나아질 팀으로 KIA를 뽑았다. 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모든 전망이 우울하게 바뀌고 있다. 경기력이 급격하게 추락했고, 성적이 떨어지고, 선수단 내에는 사고가 있었다. 겉에서 봐도 팀 전체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KIA는 15일부터 17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승부처에서 수비가 무너지고, 또 불펜이 무너지면서 모두 1~2점 차 패배를 당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싶었다. 19일 광주 키움전에서 12-9로 이기면서 연패를 끊기도 했다. 하지만 19일 경기에서도 수비와 불펜 문제는 이어졌고, 20일과 21일 키움전에서는 마운드·주루·수비·타격 모두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연패했다.

21일 경기에서는 10-11로 뒤진 9회 1사 만루에서 김태군의 좌익수 뜬공 때 2루 주자 박정우가 귀루하지 못하며 끝내기 주루사가 나왔다. 이 경기 후 박정우가 한 팬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가뜩이나 야구가 안 풀리는 데 선수단 내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나온 것이다. 결국 박정우는 23일 1군 엔트리에서 문책성 말소됐고 선수단 전체에 대한 압박감이 더 심해졌다.

▲ KIA는 최근 투타는 물론 수비와 주루까지 흔들리며 경기력이 급격하게 처지고 있다 ⓒKIA타이거즈
▲ KIA는 최근 투타는 물론 수비와 주루까지 흔들리며 경기력이 급격하게 처지고 있다 ⓒKIA타이거즈

22일 광주 LG전에서는 선발 이의리가 무너지면서 2-14로 졌고, 23일 LG전에서는 에이스인 제임스 네일이 선발로 등판했음에도 2-6으로 졌다. 이 경기에서도 수비가 계속 말썽이었고, 21일 나성범에 이어 23일에는 김태군까지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하며 흐름이 뚝 끊겼다. 그리고 24일 LG전에서는 13개의 안타와 5개의 4사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점에 그치면서 또 졌다. 정작 득점은 3회 패트릭 위즈덤의 솔로홈런 하나였다.

이렇게 KIA는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열흘 전 5위에서 8위까지 내려갔다. 54승58패4무(.482)로 현재 리그 8위다. 공동 4위인 롯데·KT와 경기차는 3경기로 아직 희망을 놓을 때는 아니지만, 그 사이에 NC와 삼성도 끼어 있다. 포스트시즌에 가려면 못해도 세 팀을 제쳐야 하는데 현재 물고 물린 리그 순위표를 볼 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KIA의 경기력이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기복이 심하고, 마무리 정해영이 빠진 불펜은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살고 있는 형국이다. 장타는 어느 정도 살아있지만 24일 경기에서 보듯 연결력이 떨어진다. 가장 심각한 것은 수비다. 요즘 거의 매일 수비에서 허탈한 플레이들이 나오고 있다.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떨어지는 팀 성적에 자기 플레이조차 못하는 상황도 나온다. 견제사·주루사까지 속출한다. 야구가 안 풀리고 있다.

▲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KIA ⓒKIA타이거즈
▲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KIA ⓒKIA타이거즈

선수들이 자체 미팅까지 하며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정작 베테랑 선수들이 고비 때마다 힘을 쓰지 못하거나 혹은 경기 영향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상황에서 해결사 몫을 하던 최형우의 타격감이 다소 주춤하고, 나성범 김선빈은 경기 막판 대주자·대수비로 교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찬호도 중요한 상황에서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도현 오선우 등 팀의 위기 때 활약했던 선수들도 후반기 들어 부진하다. 그럴수록 어린 선수들은 더 움츠려들게 되어 있다.

이제는 더 물러설 곳도 없는 가운데 8월이 가기 전에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역대급 불명예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근래 들어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다음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없었다. 2021년 NC 정도다. 그 이전 사례에서 오히려 KIA의 역사가 눈에 들어온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2010년 5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쉽지 않다.

▲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다음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처한 KIA ⓒKIA타이거즈
▲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다음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처한 KIA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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