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곽혜미 기자
▲ 김민재 ⓒ곽혜미 기자
▲ 계속되는 실점에 백4로 전환할 생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상대 공격수들이 스트라이커보다는 내려와서 본인들이 볼을 운반했다. 그러다보니 수비수들이 결과적으로 맨투맨을 하기보다는 밀렸다"며 "중간에 백4로 바꾸려고도 했다. 하지만 경기 자체적으로 결과도 중요하지만, 백5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곽혜미 기자
▲ 계속되는 실점에 백4로 전환할 생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상대 공격수들이 스트라이커보다는 내려와서 본인들이 볼을 운반했다. 그러다보니 수비수들이 결과적으로 맨투맨을 하기보다는 밀렸다"며 "중간에 백4로 바꾸려고도 했다. 하지만 경기 자체적으로 결과도 중요하지만, 백5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월드컵 준비를 위한 실험이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홍명보 감독이 선택한 스리백 전술은 세계 최강 브라질의 화력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에서 0-5로 완패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빼앗겼다. 홍명보 감독은 내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용하기로 결심한 스리백을 다시 꺼내들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주성과 조유민을 좌우에 두는 방식이다. 측면에도 이태석과 설영우를 배치해 최대 5명을 뒤에 두고 수비에 집중하려는 포석을 들고 나왔다.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이 끝나자마자 내린 결정이다. 예선 막바지에도 간간이 시도하던 스리백은 지난 여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플랜A로 격상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 가장 강력한 전술을 가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스리백 변화 이유를 들었다. 

이후 9월 미국 원정에서도 두 차례 연속으로 3-4-2-1 전형을 가동하며 스리백을 주 전술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도 수비수 비중이 높은 명단을 발표하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브라질전은 실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상대 개인기에 시작부터 균형을 잃었다. 한국의 압박 라인이 브라질 공격진에 손쉽게 공략당하면서 14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그중 유효슈팅으로 이어진 것도 7개에 달했다.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스리백으로 틀어막고 이기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 

그저 수비수만 후방에 많이 둔다고 스리백 전술이 돌아가는 게 아니다. 브라질에 내준 두 번째 실점이 잘 말해준다. 전반이 끝나기 전 손흥민까지 내려와 11명 전원 수비로 지키려고 했는데 브라질은 측면을 활용해 한국의 밀집 수비를 넓히더니 눈부신 패스 연결로 골을 뽑아냈다.

▲ 한국 축구대표팀 ⓒ곽혜미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곽혜미 기자

이후로 홍명보호의 수비는 무너졌다. 자연스럽게 윗 라인과 간격이 벌어지며 압박 타이밍이 무너졌고, 수비수 간 호흡도 전혀 맞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이 우리 진영에서 방해없이 내달리는 걸 수도없이 봐야했다. 

여기에 후방 빌드업도 문제였다. 완전히 내려선 상태에서 골키퍼부터 빌드업을 시도하다보니 상대 압박에 번번이 공격권을 넘겨줬다. 탈압박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브라질 공격수들의 전방압박을 이겨내라는 무리한 시도는 도리어 먹잇감만 됐다. 

믿었던 김민재마저 실수했다. 후반 김민재는 수비 지역에서 빌드업을 시도하다 패스 미스를 범해 허무하게 실점했다. 유럽에서 톱클래스를 자랑하는 김민재도 이겨내지 못하는 브라질의 압박에 그 순간 팬들의 월드컵 기대감은 무너졌다. 

▲ 김민재 ⓒ곽혜미 기자
▲ 김민재 ⓒ곽혜미 기자

적장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홍명보호의 스리백에 한소리를 했다. 경기 후 "한국이 중간부터 압박을 세게 했지만 간격이 벌어지면서 쉽게 공간이 열렸다”라고 평가했다. 월드컵용이라던 대표팀의 스리백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 수비수들의 평점도 안첼로티 감독의 평가대로 반영됐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을 보더라도 한국의 수비진은 거의 4~5점대였다. 실수한 김민재가 4.1점으로 최저였지만 이태석(4.4점), 조유민(4.9점), 설영우(4.9점), 김주성(5점) 심지어 조현우 골키퍼(4.2점)까지 평소 보기 힘든 혹평을 들었다. 

월드컵을 불과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전술 실험이 붕괴로 끝난 셈이다. 브라질전 참패는 단순한 평가전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공격 전환은 굼떴고 후방 빌드업은 불안했으며, 스리백은 전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 김민재 ⓒ곽혜미 기자
▲ 김민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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