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새로운 이정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발표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0월 피파랭킹 22위를 기록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서 사상 첫 ‘포트 2’ 배정이 유력한 상황. 브라질전 0-5 대패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라과이를 잡아낸 저력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전 참패 직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암울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후보 팀 브라질과 친선전에서 0-5로 완패하면서, 대표팀의 수비 라인과 전술 완성도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김민재가 실수로 실점을 내주는 등 스리백 전술의 불안정함이 노출됐고, 홍명보호의 랭킹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당시 FIFA 포인트 기준으로 23위에 있던 한국은 포트2 배정의 마지노선에 걸쳐 있었기에, 브라질전 패배로 24위 이하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대표팀은 단 3일 만에 반전을 만들어냈다. 14일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32분 황희찬의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이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브라질전의 충격을 완전히 털어낸 대표팀은 전술적 조직력과 정신력 모두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브라질전 이후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짧은 시간 안에 잘 이겨냈다. 그걸 극복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라며 선수단을 치하했다. 결과적으로 이 승리가 FIFA 랭킹 상승의 결정적 분수령이 되었다.

실제 10월 FIFA 랭킹에서 대한민국은 1593.92점을 기록하며 한 계단 상승한 22위를 차지했다. 브라질전 대패에도 불구하고 파라과이전 승리, 경쟁국들의 부진이 상승을 이끌었다. 9월까지 22위였던 오스트리아가 루마니아에 패하며 무려 14.88포인트가 떨어졌고, 한국을 바짝 추격하던 에콰도르도 멕시코와의 무승부로 랭킹 포인트를 거의 얻지 못했다. 호주 역시 미국에 패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22위(1593.92점)를 확정지었고, 에콰도르(1589.72점), 오스트리아(1586.98점), 호주(1584.02점)가 23~25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피파랭킹 한 계단 상승은 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한다. 개최국인 미국·멕시코·캐나다를 포함해 본선 진출 48팀은 랭킹 순위에 따라 포트1부터 포트4까지 배정된다. 개최국 3개국과 랭킹 상위 9개국이 포트1에 들어가며, 10위부터 23위가 포트2, 24~33위가 포트3, 34~45위가 포트4에 속한다.

한국이 지금의 순위를 그대로 유지하면 ‘포트2’에 포함된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 조 추첨에서 줄곧 포트3이나 포트4에 배정돼 강팀들과 한 조에 묶이는 불운을 겪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일본과의 ‘아시아 포트2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일본은 10월 FIFA 랭킹에서 19위를 유지했다. 랭킹 포인트는 1645.34점으로 아시아 국가 중 1위이며, 21위 이란(1609.35점), 22위 한국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브라질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끌어올렸고, 현 시점에서 이미 포트2 배정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포트2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두 나라가 나란히 ‘꿀조’에 속할지 아니면 서로 같은 조에 들어가게 될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포트1에 포함된 주요 팀은 스페인(1위), 아르헨티나(2위), 프랑스(3위), 잉글랜드(4위), 포르투갈(5위), 네덜란드(6위), 브라질(7위), 벨기에(8위), 이탈리아(9위)이며, 개최국 캐나다가 포트1에 자동 배정된다. 

만약 한국이 포트2를 확정 짓는다면, 캐나다처럼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개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될 경우 16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23위 이하로 밀리게 된다면 포트3로 내려가 스페인·프랑스·브라질 등 최강국과 같은 조가 될 수 있다.

홍명보호는 이제 11월 A매치 2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14일 볼리비아, 18일 가나와의 평가전이다. 이 두 경기의 결과가 11월 FIFA 랭킹에 반영되며, 12월 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릴 조 추첨에서 최종 포트가 확정된다.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누가 카보베르데와 같은 조가 될까’도 관심사다. 카보베르데는 FIFA 랭킹이 낮아 포트4에 배정될 전망이다. 만약 한국이 캐나다, 노르웨이, 카보베르데와 같은 조에 속한다면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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