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10경기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신시내티와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에서 3승1패를 거둔 다저스는 18일(한국시간) 끝난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4전 전승으로 파죽지세를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는 이제 시애틀-토론토의 승자와 25일부터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돌입한다. 약 일주일의 충분한 휴식 기간이 있는 만큼 완전히 전력을 정비하고 시리즈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와중에 다소 씁쓸할 법한 선수도 있다. 출전 시간이 마땅치 않은 김혜성(26·LA 다저스)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포스트시즌과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주전 선수들의 출전 비중이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2경기, 혹은 3경기를 뛰면 하루 휴식일이 주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부상이나 부진이 아니라면 주전 선수들이 자리를 지킨다. 그러나 김혜성은 현재 다저스 야수 중 가장 경기장에 못 들어가는 선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10경기 동안 팀과 동행했는데, 출전은 디비전시리즈 4차전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대주자로 들어가 끝내기 득점을 올렸고, 수비나 타격은 하지 못하고 주루 플레이만 10분 남짓했다. 끝내기 득점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으나 선수로서는 아쉬움이 있을 법했다. 결국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로스터에 들었지만 출전은 0이었다.

모든 선수는 경기에 나가고 싶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아도 출전하기 싫은 선수는 없다. 이런 무대라면 더 그렇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항상 주전 선수였고, 가을 무대 경험도 당연히 벤치가 아닌 그라운드에서 했다.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다소 섭섭할 수도 있고, 내색하지 않아도 얼굴 표정은 굳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오히려 묵묵하게 벤치에서 박수를 치고, 언제 투입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승리 후에는 항상 환한 미소로 동료들과 승리를 즐기고 있다. 팀의 주축들이 김혜성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물론 클레이튼 커쇼 등 다른 선수들도 김혜성과 포옹을 잊지 않는다.
18일 월드시리즈 진출 기념 샴페인 파티에서도 김혜성의 표정은 밝았다. 김혜성은 이날 광란의 샴페인 파티 도중 “현재 기분이 어떻느냐”라는 질문에 “아주 좋다, 행복하다(Very good, I'm happy)”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소리쳤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섭섭함은 표정에서 전혀 읽을 수 없었다. 비록 경기에는 나가지 못하고 있지만 팀의 일원으로 현재 이 순간을 집중하고 즐기는 태도가 잘 드러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혜성의 대비 태세가 흐트러진 것은 아니다. 언제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경기에 집중하고, 또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경기 흐름을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나중에 들어갔을 때 경기에 동화될 수 없다.
김혜성도 디비전시리즈 승리 직후 ‘스포츠넷LA’와 인터뷰에서 “물론 내가 경기에 많이 나가고 있지는 않지만, 로스터에 있을 때 팀에 꼭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언제나 나갔을 때 팀이 승리할 수 있게끔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 각오는 지금도 유효하다.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활용은 제한됐지만,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들어가는 건 기정사실이다. 주전 선수가 있다면, 로스터에는 김혜성과 같은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 대주자와 내·외야 유틸리티 수비수다. 현재 다저스 로스터 바깥에서 이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도 별로 없고, 김혜성을 밀어낼 만한 선수는 더더욱 없다. 다저스 최고의 주자이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더 빡빡한 경기 상황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어 경기 중·후반 김혜성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혜성도 지금까지 집중하며 메이저리그 가을 공기에 적응한 만큼 이 경험은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훗날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혜성이 팀의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움이 되는 장면들을 만든다면, 내년 입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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