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 폰세 ⓒ곽혜미 기자
▲ 구자욱 폰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는 한화 선발투수 코디 폰세(31)와 삼성 3번타자 구자욱(32)의 '신경전'이 화제 중 하나였다.

한화가 5-3으로 리드하던 3회초 무사 1,3루 상황에 폰세와 구자욱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폰세는 피치클락을 위반하지는 않았으나 인터벌을 다소 길게 가져가면서 삼성 벤치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구자욱도 폰세가 평소보다 인터벌을 길게 가져가자 타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KBO 리그의 피치클락 규정을 보면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5초 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 타자는 8초를 남긴 시점까지 타격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구자욱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타격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폰세가 인터벌을 길게 가져가면서 온전한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KBO는 올해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불필요한 경기 시간 단축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 제공이라는 피치클락 규정 도입 목적과 기존 스피드업 규정에 따라 투수가 피치클락 잔여 시간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경기를 지연시킨다고 심판이 판단할 경우, 주의 또는 경고 조치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박기택 주심은 폰세에게 인터벌이 길다고 주의를 준 것이다.

그렇다면 당사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폰세는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피치클락 시간을 유리하게 쓰기 위해 시간을 길게 끌었다"라며 투수가 고의적으로 경기를 늦춘다고 판단할 경우에 심판이 주의 또는 경고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세부 규정에 대해서는 "그런 규정은 처음 듣는다. 피치클락은 정해진 시간 안에만 던지면 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끌었다"라고 말했다.

▲ 구자욱 ⓒ곽혜미 기자
▲ 구자욱 ⓒ곽혜미 기자
▲ 폰세 ⓒ곽혜미 기자
▲ 폰세 ⓒ곽혜미 기자

 

구자욱은 폰세의 반응을 전해 듣고 "정규시즌에서도 폰세한테만 이런 상황이 몇 차례 일어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선수협에서 다 이야기가 됐던 것이고 위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악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 KBO 리그 선수들이라면 다 알고 있지 않을까"라며 "선수들이 이야기를 안 해줬을 수도 있지만 내가 타임을 두 번 하니까 '두 번 했다'라고 제스처를 하더라. 근데 그 이후에도 '세 번 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알고 있었지 않을까 싶다. 본인은 당연히 몰랐다고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구자욱은 주심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말에 "8초부터 타자가 준비를 해야 되니까 '그럼 8초에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라면서 "지금 포스트시즌이고 어느 팀이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이런 장면이 계속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타석에서 준비를 빨리 하는 편인데 그 부분을 좀 악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기 도중에 류현진 선배가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 폰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투구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도 잘 던지려고 흐름을 끊으려고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타석에서의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희생플라이였다. 구자욱은 "나도 타이밍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는데 타석에서 집중이 좀 안 된 것 같다.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을 잡는 것인데 그 타이밍을 악용하려고 하니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인터뷰 말미에도 "썩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말할 만큼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또 연출된다면 양팀의 신경전은 더욱 격해질지도 모른다.

▲ 구자욱 ⓒ곽혜미 기자
▲ 구자욱 ⓒ곽혜미 기자
▲ 구자욱 ⓒ곽혜미 기자
▲ 구자욱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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