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배정호 기자] 한국 단거리 육상의 간판이었던 김국영이 유니폼 대신 정장을 입고 부산에 나타났다. 

김국영은 지난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올해 현역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미 전국체전 출전에 등록된 선수였기 때문에 예선 레인에는 섰지만 자진 기권했다. 

대신 그는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자격으로 여러 종목의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체육행정의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김국영은 지난 29일 진천국가대표 선수촌 내 행정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체육회 선수위원회 첫 회의에서 위원들의 호선으로 새 위원장에 선출됐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은 엘리트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요한 자리다. 

김국영은 “이제는 뛰는 입장이 아니라 배우는 입장이다. 전국체전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어서 의미가 크다”며 “체육회에서 선수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실전 체육 행정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모든 게 새로운 공부”라고 웃었다.

그는 체육회 현장을 돌며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김택수 선수촌장, 김나미 사무총장 등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특히 선수 입장에서 다소 딱딱하던 체육회 분위기에서 벗어나,  ‘열린 체육회’로 바뀌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국영은 “과거에는 체육회장이나 사무총장, 선수촌장에게 편안하게 이야기 한다는게 솔직히 어려웠다. 그런데 요즘은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고, 회장님도 반갑게 맞아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정말 크다. 체육회가 선수와 함께 호흡하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유승민 회장도 김국영의 새로운 도전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그는 “김국영 선수는 한국 육상을 대표했던 인물로, 선수 시절의 진심과 책임감을 그대로 현장에서도 보여주고 있다”면서 “체전 현장을 다니며 배우고 느끼는 경험들이 앞으로 좋은 코치 혹은 행정가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19일 남여 100m 결승에서 기자와 만난 김국영은 여전히 후배들을 챙기고 있었다. 

그는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운동장을 보면 심장이 뛴다. 하지만 이제는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쪽으로 진로를 선택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든 배우려고 한다. 행정이든 코치든 배운다는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힘줘말했다. 

100m 한국 신기록(10초07)을 세우며 한국 단거리의 새 역사를 썼던 김국영. 그는 이제 트랙 위의 '배움'아래 제2의 질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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