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원정 숙소도 그 기준이 까다롭다. 아무 데서나 재우는 게 아니다.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고,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들인 만큼 호텔 기준도 깐깐하다. 당연히 5성급 특급 호텔에서 숙박하고, 선수단이 머무는 동안은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다.
스태프까지 포함하면 원정 선수단도 대규모이니 당연히 규모가 크고, 서비스도 좋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싼 호텔들이 주로 숙박처가 된다. 대다수의 원정 호텔은 어딘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예외도 있다. 바로 밀워키 원정 경기시 각 구단들이 자주 사용하는 ‘더 피스터 호텔’이다.
밀워키 시내에 위치한 이 호텔은 시내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호텔 중 하나이자, 밀워키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호텔이기도 하다. 1893년에 완공됐다. 우리로 따지면 조선시대에 건축된 건물이다. 물론 리모델링을 계속 거치기는 했으나 뼈대는 크게 다르지 않다. 특급 호텔이라 서비스도 당연히 특급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이 호텔에서 머무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목격한다고 증언해 종종 화제를 모은다. 쉽게 말해 건물 내에서 유령을 봤다는 것이다. 한 명만 그랬다면 그냥 착각했다 넘어갈 수 있는데 꽤 여러 명의 선수들이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근래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최지만 또한 목격자 중 하나다. 너무 자주 만나 유령과 대화를 하기도 한다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도 유령을 봤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하필 올해 LA 다저스가, 그것도 아주 중요한 시기에 이 호텔에 방문할 일이 있었다. 바로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다. 정규시즌 승률이 다저스보다 더 높았던 밀워키가 홈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어 1·2차전을 밀워키에서 진행했다. 다저스는 다시 이 호텔을 썼다. 이번에도 유령 이야기가 나왔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다저블루’와 인터뷰에서 호텔에서 이상한 일이 속출했다며 “동료로부터 심령 현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본 것은 아니지만 동료의 정신이 산만해졌다는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더 자세한 것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기가 마음대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기도 하고, 의문의 발소리 같은 것도 들렸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저스의 간판 스타 중 하나인 무키 베츠는 2023년과 2024년에는 아예 이 호텔을 찾지 않았다. 따로 숙소를 잡았다. 베츠는 심령 현상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안전하게(?) 이 호텔을 피했다. 베츠는 이전에는 아메리칸리그 보스턴 소속이라 밀워키에 원정을 올 일 자체가 별로 없었다. 베츠는 이번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이 호텔에서 숙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확한 근거는 없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또 그 소문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을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리모델링을 계속 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100년이 넘은 호텔이기 때문에 시설 노후화가 불가피한 영향이라고 보기도 한다. 지금 지어지는 신축 호텔과 같을 수는 없다. 그래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다만 선수단에 별다른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 다저스는 밀워키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에르난데스도 1차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차전에서는 홈런을 때리는 등 활약했다. 다저스는 원정 2연승의 여세를 몰아 17일과 18일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잡고 4승으로 시리즈를 간단하게 끝내 버렸다. 그리고 적어도 올해는 피스터 호텔에 갈 일은 없다.
다저스는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25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월드시리즈에 임한다.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의 상대는 이르면 20일 결정된다. 토론토와 시애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이 20일 열린다. 현재 시애틀이 3승2패로 앞서 있는 가운데 만약 시애틀이 20일 이긴다면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과 함께 다저스의 상대로 낙점된다. 반대로 토론토가 이기면 21일 열릴 7차전까지 봐야 한다. 토론토가 리그 우승을 하면 토론토의 홈 구장에서 1·2차전이 열리고, 시애틀이 우승하면 다저스의 홈 구장에서 1·2차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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