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석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영석이 영석이 하다보니까 다 영석이가 됐네요(웃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한 달 전부터 센터진을 "영석이"로 통일해 부르기 시작했다. 센터진에는 신영석(32)과 김재휘(25), 차영석(24)이 있다. 맏형 신영석이 중심을 잡고, 김재휘와 차영석이 상황에 따라 번갈아 경기에 나선다. 최 감독은 최근 경기력이 좋은 차영석을 자주 기용하면서 센터를 부를 때 "영석아"라고 외칠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문득 김재휘(25)도 '영석이들'처럼 잘했으면 하는 바람에 '김영석'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 센터진 '영석이들'이 탄생한 배경이다.

현대캐피탈은 영석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새해 첫날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선두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19, 25-23)로 역전승했다. 신영석이 블로킹 3개, 서브 1개를 포함해 개인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17점을 뽑았고, 2세트부터 투입된 차영석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6득점을 기록했다.

적장도 박수를 보낼 만큼 영석이들은 쉴새 없이 속공에 가담하며 상대를 흔들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센터 싸움에서 갈렸다. 우리는 블로킹 타이밍이 전혀 안 맞았다. 맨투맨으로 잡으라고 사인은 줬는데, 힘들다. 신장 높이 차이가 있어서 블로커 한 명이 떠서 잡기는 어렵다. 비디오로 연구를 계속 해야 할 거 같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센터진 가운데 단연 으뜸은 '첫째 영석이'다. 신영석은 센터진의 활약과 관련해 "감독님께서 말하는 영석이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최민호(군 복무) 공백이 어느 정도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우리 팀 영석이들이 잘하고 있다. 내가 더 분발해야 할 거 같다. 다음 해에 돌아오는 최민호도 '최영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높이는 꾸준한 연구와 소통의 결과다. 신영석은 "감독님 미팅을 하고, 코치님 미팅, 그리고 센터진 미팅이 있다. 예전에는 미팅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문화가 잘 정착된 거 같다. 내가 다른 영석이들보다 많이 뛴 만큼 경험이 있으니까. 20점 넘어갔을 때 누구에게 올라갈지 그런 걸 이야기해준다"고 설명했다.

맏형은 여러모로 모범이 되고 있다. 신영석은 올 시즌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82,155표를 얻어 남자부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사실 나는 조연이다.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할수록 팀이 상승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부담도 되지만, 꿈나무들이나 조연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조연도 올스타 1위를 할 수 있다는 꿈을 줬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 같다"며 앞으로도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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