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은 18일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4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7위까지 떨어지며 가라 앉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승리였다.
서울의 가장 큰 발견, 아니 재발견은 미드필더 하대성이었다. 하대성은 베이징 궈안(중국)과 FC도쿄(일본)를 거쳐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 때문에 그리고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복귀전은 치르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라이벌전에서 하대성이 돌아왔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90분 뛸 수 있는지는 경기에서 봐야 한다. 45분 정도는 확실히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 첫 실전이라 컨디션을 장담할 순 없지만 믿음이 있다는 뜻이었다. 하대성은 황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초반은 무거웠다. 빠르고 거친 K리그, 그 가운데서도 가장 치열한 '슈퍼매치'의 경기 밀도는 매우 높았다. 공을 잡아두려다가 수원의 압박에 몇 차례 공을 빼앗겼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는 느낌도 줬다. 그러나 잠깐의 적응 기간을 거치자 금세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K리그를 떠나기 전에 보여줬던 것처럼 쉽게 공을 찼다. 무리한 드리블보단 좌우로 넓게 공을 뿌리면서 경기에 적응했다. 몸이 풀리자 상대의 방심을 노린 전진 드리블까지 시도하면서 '중원 싸움'을 강조한 황 감독의 지시를 잘 수행했다. 기어코 전반 33분엔 골을 집어넣었다. 이규로가 공격에 가담해 올린 크로스를 전진하면서 헤더 골로 연결했다. 수원 수비수들은 미처 뒤에서 들어온 하대성을 잡지 못했다.
전반 추가 시간엔 유연하게 돌아 페널티박스 정면까지 직접 돌파한 뒤 감각적인 슛을 날렸다. 오른발 슛을 때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 자세에서 발목을 활용해 골대 구석으로 감아차기를 때렸다. 수원의 수문장 신화용이 재빨리 몸을 날려 막지 않았다면 환상적인 추가 골이 될 수 있는 멋진 시도였다.
후반전은 홈팀 수원의 공세가 거셌다. 서울도 강하게 맞붙었다. 중원을 거친 아기자기한 패스보다 긴 패스로 전방까지 전진한 뒤 풀어가려는 시도를 했다. 미드필더들의 아기자기한 패스도 줄었다. 하대성은 중원에서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 전반전처럼 빛나는 장면은 없었지만, 후반 22분 윤일록의 추가 골을 지켜 승리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대성은 복귀전에서 바로 풀타임을 활약하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