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천, 이종현 기자] 201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은 16강에서 멈췄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했지만 아쉬운 결말을 맺었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미래는 개척할 수 있다. 2019년에도 U-20 월드컵은 열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2년 뒤에 열리는 U-20 월드컵 나서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지난 16일 경북 김천에서 2017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64강전이 일제히 열렸다. 땡볕이 쏟아지는 그라운드 한복판 경북보건대학교 운동장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인천남고의 주장, 조진우다.
인천남고는 64강에서 진주고(경남FC U-18)를 만났다. 경기는 치열했다. 진주고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반전의 불을 댕긴 건 조진우다. 조진우는 전반 추가 시간에 문전에서 혼전이었던 볼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인천남고는 기세를 살려 후반 11분 역전 골을 기록했다. 이후 진주고의 이승엽에게 한 골 내줬지만 후반 막판 엄승민이 득점하면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는 이겼지만 조진우의 얼굴을 그리 밝지 못했다. 스스로 경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올해 2월과 5월 처음으로 U-18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태극마크를 단 조진우는 아직 자신이 한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직 부족하다. 신장이 크다 보니깐, 작은 친구들보다 발기술과 테크닉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오늘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성장을 갈망하는 10대의 나이에 만족스러운 경기가 있다는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조진우는 이날 전반은 최전방 공격수로, 후반 앞서가기 시작할 때부터 센터백으로 뛰었다.
"제가 팀에서 제공권이 좋은 선수고, 상대 팀 6번(김형원)이 제공권이 좋다. 전반엔 그거에 힘들었다. 근데 이기는 상황이니깐 골을 안 먹는 거에 중점을 뒀다. '제공권이 좋은 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서 같이 경쟁을 해줘라'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내려오게 됐다."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지만 조진우는 제법 중요한 장면을 연출했고 보이진 않지만 굳을 일을 도맡아 하면서 팀을 지탱했다. 조진우는 189cm의 큰 체격을 바탕으로 공격에선 버티면서 내줬고 수비 상황에선 압도적인 제공권으로 걷어냈다.
사실 '포워드' 조진우, '센터백' 조진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축구를 시작한 이후 고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조진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보직을 변경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제가 원래 포워드가 아니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는데 포지션을 바꾸다 보니깐 당연히 처음엔 잘 안 되잖아요. 힘든 시기도 있었고 슬럼프도 겪으면서 힘들었는데 황정만 인천남고 감독님이 좋은 말씀 해주셔서 거기에 동기부여를 얻어서 잘된 거 같아요."
'포워드' 조진우는 눈에 띄었다. 그리고 지난 2월 정정용 U-18 대표 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 감독은 신체조건이 좋고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조진우에게 센터백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겼다.
"정정용 감독님은 제가 제공권이 좋아서 센터백을 세우셨다. 제가 센터백으로 뛴 것도 발기술이 좋지 못하지만 투지가 좋아 세우신 것 같다. 그러나 발기술이 부족해 늘려야 제가 경쟁력이 생길 것 같다."

조진우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해가 지나면 프로 혹은 대학의 갈림에서 선택해야 한다. 최근 경기 체력 문제는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계를 강타하는 이슈다. 조진우 역시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미래를 위해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조진우는 "일단 J리그 쪽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서 뛸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장점은 발기술이다. 거기서 제가 부족한 발기술 테크닉을 배우고 나면 더 나은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일본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정용 U-18 대표 팀 감독은 오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김천에서 숨을 보석을 찾고 있다. 조진우는 최선을 다해 정정용호에 합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인천남고가) 프로 산하의 팀도 아니고, 다른 학교 뽑힌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긴 하지만 제가 멀티 포메이션이 가능하고 열심히 뛰고 싶은 투지와 열정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정정용 감독님께 어필해 월드컵에 꼭 뛰고 싶다."

*인천남고는 18일 김천대학교에서 열린 2017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32강전 신갈고와 경기에서 정규 시간 1-1로 비겼지만 아쉽게 승부차기(2-4)에서 져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