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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끝내는 남자들’, 첫 타자 상대는?

작성일: 2015.01.02 11:26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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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한 손승락 ⓒ SPOTV NEWS
[SPOTV NEWS=박현철 기자] 한 시즌을 치르는 투수들 중 가장 부담이 큰 직종은 바로 마무리 투수다. 많아도 3점 차에서 팀이 남긴 마지막 이닝을 매조져야 하는 입장. 어떤 순간은 안타 하나에 경기가 뒤집힐 수 있는 위기에서 해피엔딩을 이끌어야 한다. 만약 경기가 뒤집히면 그는 작가가 되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극장주가 된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도 구원왕은 탄생했다. 2013시즌 46세이브로 타이틀을 차지했던 손승락(33, 넥센 히어로즈)은 32세이브를 차지하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으나 숫자 자체가 많이 하락했고 평균자책점 4.33으로 아쉬움을 샀다. 혹자는 손승락을 ‘승락 극장’으로 부르며 본의 아니게 극장주로 만들었다.

일본 야쿠르트-시카고 컵스를 거쳐 돌아온 ‘창용불패’ 임창용(39, 삼성 라이온즈)은 31세이브로 2위에 올랐으나 평균자책점 5.84, 블론세이브 9개(최다)로 타고투저 속 고개를 떨궜다. 반면 NC 다이노스 돌풍에 큰 몫을 한 마무리 김진성(30)은 25세이브에 단 두 번의 블론세이브, 그리고 한 점 차 위기를 넘기는 잇단 터프세이브로 공헌했다. 명성을 높이던 마무리들의 위력이 반감된 반면 김진성을 비롯한 새 얼굴도 떠오른 마무리 시장이다.

궁금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이 끝내주는 남자들이 과연 자신들의 첫 상대 타자들과는 어떤 성적을 올렸는지 여부다. 만약 성적이 좋았는데 블론세이브가 많다면, 그리고 반대로 선두타자를 상대로 고전했음에도 준수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면 그 투수의 지난 시즌 투구 성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본이 된 9명의 마무리 투수는 각 팀에서 지난 시즌 가장 많이 경기 마지막을 책임졌던 기준으로 놓았다.

임창용의 경우는 선두타자를 가장 잘 처리한 마무리였다. 피안타율 1할8푼2리에 허용OPS(장타율+출루율)도 5할9푼3리에 불과했을 정도. 그럼에도 시즌 전체 블론세이브와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WHIP)이 높았다는 점은 아웃카운트를 잡고 나서 자주 공략당했다는 점이다. 상대 타자들이 대기 타석이나 덕아웃에서 노림수를 잘 잡고 나섰다는 것을 증명한다.

▲ 그래픽 김종래


반대로 김진성은 피안타율 2할7푼에 허용OPS 8할5푼9리, 그리고 선두타자 환산 WHIP이 무려 2.00에 달했다. 그러나 블론세이브는 단 두 개 뿐이었고 한 점 차 터프세이브도 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은근히 위기를 즐기고 위기에서 더욱 힘을 내 던지는 ‘강철 심장’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

선두타자 상대 성적과 블론세이브 등이 대체로 맞아 떨어진 케이스는 이용찬(26, 두산 베어스-상무)과 하이로 어센시오(31, 전 KIA 타이거즈)다. 이용찬의 선두타자 성적은 피안타율 3할1푼1리, 허용OPS 8할6푼5리로 안 좋은 편이었으며 결국 이는 블론세이브 7개(공동 2위)로 이어졌다. 기대를 모았으나 잇단 방화로 선동열 전 감독의 신뢰를 잃어버렸던 어센시오도 피안타율 3할4푼2리, 허용OPS 8할7푼9리로 가장 불안했다. 결국 이들은 장작을 쌓고 가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 투구였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반대로 '봉의사' 봉중근(35, LG 트윈스)은 선두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6푼1리, 허용OPS 8할5푼5리. 그리고 환산 WHIP 1.83으로 선두타자에게 굉장히 약했다. 그러나 시즌 30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2.90으로 준수했다. 이는 단순히 봉중근이 우격다짐식 패스트볼 일변도 투구가 아닌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가미하며 위기를 넘어가는 기교파 투구를 펼쳤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팀이 최하위에서 4위까지 도약할 때 봉중근의 페이스도 팀과 같은 상승 궤적을 그렸다.

타이틀 홀더 손승락도 선두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2할6푼9리 허용OPS 6할4리로 괜찮았다. 환산 WHIP는 1.26으로 시즌 WHIP인 1.28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경우는 후속 타자에 대한 장타 허용이 지난해에 비해 좀 더 높아졌고 그로 인해 평균자책점과 경기 내용이 지난해보다 불안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타고투저 현상 속 투수들, 특히 계투 요원들 사이에서는 “공의 반발력이 높아져 넘어가지 않을 타구가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희수의 어깨 부상 공백을 막아냈던 SK 윤길현(32)은 피안타율 2할1푼7리에 허용 OPS 5할4푼1리로 임창용과 함께 가장 선두타자를 잘 상대한 마무리였다. 블론세이브도 세 차례로 나쁘지 않았으나 선두타자 환산 WHIP 1.17에서 시즌 WHIP 1.34로 주자 출루 허용이 높아졌다. 군 복무 후 공백을 상쇄하며 재기에 성공한 윤길현의 경우도 임창용의 경우처럼 상대 타자들이 분석을 잘했다는 점을 의미하고 선수 입장에서는 ‘아웃카운트를 쌓았다고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교훈을 얻은 2014시즌이다.

팀을 지게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클로저는 없다. 그러나 사람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야구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지난해 선두타자 상대 성적과 마무리 투수들의 시즌 전체 성적으로 미루어 본 투구 스타일. 다가올 2015시즌 각 팀의 뒷문을 지킬 투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마무리 투수가 바뀐 팀은 전임자와 비교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사진1]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한 손승락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사진2] 9개 구단 2014시즌 마무리 선두타자 성적 ⓒ 그래픽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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