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동안의 암살자'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총구를 겨눴다. 스테판 커리(27)는 상대 숨통을 확실히 끊어놓는 적재적소의 외곽포로 마지막 점 하나를 찍었다. 그림은 완성됐다.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명작을 농구팬들에게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7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BA 파이널 6차전에서 코트를 밟은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며 105-97 승리를 거뒀다. '골든스테이트의 농구'가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모두가 함께 상대 목을 조이다가 커리가 마지막 점 하나를 찍는 '화룡점정'의 역할을 소화하는 것. 이들의 필승 공식이 정확히 적용된 6차전이었다. 결국 2014-2015시즌 왕좌에는 '13명의 황금전사들'이 앉게 됐다.

이날 경기도 역시 4쿼터까지 혼전 양상을 띄었다. 양 팀 리더의 맞대결은 4쿼터에 정점을 찍었다. 르브론 제임스가 4쿼터 10분경 점수 차를 7점으로 좁히는 드라이빙 슬램 덩크를 터트렸다. 르브론이 장군을 외치자 커리도 곧바로 멍군을 불렀다. 장거리 3점포로 상대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르브론이 A패스로 모즈고프의 골 밑 득점을 도왔다. 그러자 커리도 다시 한번 외곽포로 응수하며 점수 차를 두자릿수로 돌려놓았다. 시리즈를 6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커리의 클래스를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기고 더블팀을 당한 커리가 반대편 외곽에 오픈 기회를 맞은 클레이 톰슨을 발견했다. 커리는 올 한해 동고동락한 '스플래시 듀오'의 한 축에게 이날 경기 최고의 패스를 건넸다. 시리즈 내내 야투부진에 시달렸던 톰슨은 중요할 때 그물망을 흔들어줬다. 89-75, 골든스테이트의 파이널 우승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동안의 암살자'가 상대 수비진의 맥을 끊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급소를 정확히 관통했다.

르브론은 6차전에서 3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주변에 조력자가 없었다. 그는 이번 파이널 시리즈를 통해 NBA 플레이오프 통산 5020점째를 올렸다. 역대 6번째 대기록. 올봄 르브론은 '고군분투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이제 그는 '권토중래'를 꿈꾼다. 모든 걸 쏟아부은 르브론도,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눈물을 쏟은 클리블랜드 팬들도 다른 결말의 '2016년 6월'을 꿈꾼다. 클리블랜드 주민들은 약 반세기에 걸쳐 연고팀의 메이저 종목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인들에게 전해질뻔 했던 '르브론의 우승 선물'은 잠시 미뤄졌다.

두 선수는 종료 부저가 울리기 '10.6초 전' 포옹을 나누며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커리와 르브론의 대결은 이제 시작이다. 수성과 탈환을 반복하는 이 시대 최고 '농구 영웅'들의 매치업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영상] 17일 NBA Recap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김용국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