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적시타, 선발' 정주현의 터닝포인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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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주인 없이 흘러가던 LG 2루수에 '옛 얼굴'이 등장했다. 2016년 2루수 주전 확보에 실패한 뒤 야구 안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생각했던 정주현이 이제는 2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5년 상무에서 제대해 2016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정주현은 방망이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오키나와 캠프 연습 경기에서 작은 체구에도 장타를 터트리며 차세대 2루수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개막전부터 2루수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했고 1번 타자 중책도 맡았다. 그러나 풀타임 시즌을 보내기에는 기록이 초라했다. 99경기 타율 0.222, 홈런은 1개였다.
그해 마무리 캠프에서 팔꿈치를 다치면서 설 곳이 더 좁아졌다. 정주현은 "6월쯤 복귀했는데 그때는 (손)주인이 형에 (강)승호도 잘하고 있었다. 저까지 2루에서 3명이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1군에 남기 위해서 우선 외야로 가야 했다. 우선은 1군에 남아 있는 게 중요하니까. '외야 빅5'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내야에 자리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외야 백업조차 쉽지 않았다. 지난해 보여준 게 없으니 올해도 자리가 없었다. 그는 "올해 1군 캠프를 못 갔다. 1군에서 같이 준비했으면 어떤 임무를 맡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도 했을텐데, 퓨처스 캠프에서는 마음이 달라지더라. 캠프에서 오직 방망이에 집중했다. 수비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방망이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었을까. 정주현은 그보다 '선택과 집중'을 얘기했다. "주루 플레이는 자신이 있어서 걱정하지 않았다. 여기에 수비까지 잘하면 백업은 된다. 그런데 아무리 수비를 못 해도 방망이를 잘 치면 그 이상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얘기했다.

정주현은 대구고 시절 3루수로 뛰었다. 입단 후에는 체격 조건이 센터 내야수에 적합하다는 내부 판단에 의해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고등학교 때는 유격수나 2루수는 해본 적이 없다. 잘 치고 잘 뛰는데 수비는 못 하는 어정쩡한 선수였다. 2루 수비는 처음하는 거라 오래 걸렸다. 신인 때부터 2군에 있었으니까, 처음에는 지금은 NC에 계신 이동욱 코치님께 내야 수비 훈련을 받았다. 그 뒤로 염경엽 SK 단장님, 유지현 코치님, 박종호 코치님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 첫 목표 대타 타율 0.500, 그리고 첫 적시타
정주현은 외야 대수비와 대주자 임무를 맡고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내심 "올해 많아야 10타석이나 들어갈까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퓨처스 캠프에서 타격 훈련에 땀흘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그렇게 끝낼 순 없었다. 그는 "10타석에서 5번은 쳐야 다르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 대타로 나가서 꽤 잘쳤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그의 대타 타율은 4타수 2안타, 10번도 못 들어갔지만 0.500은 채웠다.
"감독님은 확실한 분 아닌가. 좋게 봐주셔서 제가 대주자를 할 수 있었던 거고, 그런데 그때는 타석에 들어갈 일이 없었다. 대주자 다음 대수비로 바뀌고. 그래서 처음에는 올해 10타석이나 들어갈까 싶었다. 그래서 타격 훈련 때도 화풀이 하듯 쳤다."
"(4월 17일)광주 경기에서 9회에 안타를 하나 쳤다. 동점에서 대주자로 나가서 쳤는데, 제 생각에는 그때 계기로 감독님 생각이 살짝 바뀐 게 아닌가 싶다(류중일 감독은 이 얘기를 전해듣고 '아 그래요? 지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아노'하며 파안대소했다)."
LG 2루수는 강승호에서 박지규로, 박지규에서 정주현으로 바뀌었다. 정주현은 5월 8일 잠실 롯데전에서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는 붙박이다. 타율 0.301로 공격에서도 상위 타순으로 기회를 충실히 연결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정주현 얘기가 나오면 칭찬에 입이 마른다.
"처음 선발 라인업에 올라간 날 2년 전 생각이 났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경험이 없어서 내가 잘 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생각이 많아졌다. 내년이면 서른이다. 그때는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 두 번째 기회까지 놓치면 정말 대주자로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되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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