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카바나(왼쪽) 코치와 코너 맥그리거는 10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소속 팀 선수 패인과 앞으로 보완점을 재확인했다.

코너 맥그리거를 10년째 맡고 있는 존 카바나 코치가 닷새 전 빅 매치를 되짚었다. 옥타곤에 오르기 전 세웠던 전략과 실제 사이 간극을 입밖에 냈다.

카바나는 12일(이하 한국 시간) UFC 해설 위원 조 로건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JRE MMA 쇼에 출연해 이번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복기했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꼼꼼히 분석해 '전문가 시선'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그는 "1라운드부터 누르마고메도프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거라 예상했다. (일부는 그가 경기 초반엔 타격전으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우리 첫 라운드 목표는 테이크다운에 걸리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맥그리거가 뒷걸음질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를 원했다. 테이크다운을 당하더라도 전진하는 흐름의 경기가 됐으면 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주먹을 맞댄 많은 파이터가 계속 뒤로 물러서다가 체력이 방전되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챔피언을 많이 움직이게만 만들어도 1라운드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카바나는 여기에 세부사항 하나를 추가했다. 만일 누르마고메도프 그래플링에 넘어지더라도 펜스를 등진 채 포지션을 내주도록 움직이라고 지시했다.

레슬링 기술을 맘 편히 시도할 수 없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 당할 땐 당하더라도 현 챔피언에게 넓은 공간은 허락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 코너 맥그리거(왼쪽)는 경기 내내 테이크다운 수비를 철창 근처에서 하기 위해 노력했다.

2라운드 역시 비슷한 플랜을 세웠다.

카바나는 "최대한 데미지를 입히면서 경기를 풀어가자고 했다. 테이크다운을 안 뺏길 순 없을테니 마음 편히 먹고 싸우라고 했다. 만약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상하위 포지션을 내주면 절대 일어설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그냥 누운 채 가드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챔피언 주 특기가 일어서려는 상대를 다시 무너뜨린 뒤 포지션 점유를 이어가는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쓸데없이 힘 빼지 말자는 계산이었다. 누운 상태에서 누르마고메도프 힘과 레슬링 테크닉을 극복하긴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았다. 

최대한 테이크다운에 대비하되, 내주면 그대로 누운 채 2라운드를 마치라는 것. 이게 첫두 라운드 카바나 코치의 전략이었다.

이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빼어난 타격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2라운드 중반 챔피언 오른손 펀치가 맥그리거 안면에 제대로 꽂혔다. 이밖에도 누르마고메도프는 눈부신 핸드 스피드를 앞세워 타격에서 맥그리거를 억누르는 경기 흐름을 보여줬다. 카바나는 당시 '계획이 조금 꼬였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애초 승부수는 3라운드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생각은 많은 이 예상과 달랐다. 경기 시작 전 여러 전문가는 맥그리거가 1라운드부터 KO를 노리는 전략, 누르마고메도프는 2라운드 후반부터 그라운드 게임을 발동해 주도권을 거머쥐는 걸 예상했다.

카바나는 그러나 "챔피언이 알 아이아퀸타와 붙는 경기를 반복 시청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3라운드 들어 테이크다운을 (1~2라운드에 비해) 잘 성공시키지 못하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우린 역으로 갔다. 3라운드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경기 시작) 10분 이후에 설계한 것이다. 실제 (계획이) 어느 정도 뜻대로 이뤄졌다. 완벽하게 부합한 건 아니었지만 (3라운드 들어) 반등 실마리를 마련하긴 했다"고 밝혔다.

4라운드 복기에선 완패를 시인했다. 반전 흐름을 보여준 3라운드와 달리 맥그리거가 힘없이 서브미션 패를 기록한 걸 인정했다. 허무하게 4라운드를 내준 원인으론 소속 팀 파이터의 작은 테크닉 실수를 지적했다.

카바나는 "완벽한 테이크다운을 내줬다. 여기에 (그래플링 귀재인 챔피언에게) 자유자재로 서브미션을 시도할 수 있는 오버훅 그립까지 허락했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작은 실수가 결정적인 실책이 됐다. 이 과정에서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등을 완전히 허용해버렸다. 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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