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의 주인공 손흥민(7번)과 요렌테 ⓒ연합뉴스/AP
▲ 토트넘의 역전을 합작한 손흥민(아래)과 요렌테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김동현 영상 기자] 경기 휘슬이 울렸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페르난도 요렌테가 손흥민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려 힘이 돼주었다.

토트넘은 31일 오전 5시(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왓포드와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후반 손흥민의 동점 골, 페르난도 요렌테의 역전 골이 터졌다. 토트넘은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6)를 승점 2점 차로 쫓아갔다. 

지난해 11월 24일 첼시와 리그 경기부터 13경기를 3~4일 간격으로 뛴 손흥민은 곧바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합류했다. 예상과 달리 합류 직후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도 90분의 가까운 시간을 소화했다. 16강 바레인전 그리고 8강 카타르전까지 3경기를 뛰고 다시 토트넘에 합류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28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에선 손흥민을 아꼈다. 명단 제외된 손흥민은 일단 휴식했다.

에너지를 보충하고 선발로 나선 왓포드전. 손흥민의 발놀림은 가벼웠다. 전반 3분 오른쪽 측면을 맹렬하게 돌파했다. 전반 9분엔 손흥민의 장기인 왼발 감아 차기가 나왔다. 골문을 살짝 빗겨나갔다. 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유려한 턴으로 왓포드 수비를 제쳤다. 몸은 가벼워 보였다. 

하지만 다른 토트넘 선수들은 지쳤다. 공을 받거나, 쇄도하거나, 공 주위에 접근하는 타이밍이 늦었다. 이미 수비진을 친 왓포드를 뚫긴 사실상 어려웠다. 전반 37분 크레이크 카스카트가 세트피스 헤더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후방을 더욱 공고히 했다.

손흥민이 번득인 건 후반 35분. 요렌테가 내준 볼을 잡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아 놓고, 왼발 강력한 인스텝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동점 골 이후 중계 화면에 잡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손흥민의 득점 슈팅 장면 ⓒ연합뉴스/EPA

손흥민의 동점 골이 기점이 되어 후반 43분엔 요렌테가 대니 로즈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역전했다. 후반 10분 만에 역전해 승점 3점을 얻은 토트넘은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6)를 2점 차로 쫓았고, 4위 아스널을 7점 차로 벌릴 수 있었다.

경기 휘슬이 울렸다. 현지 카메라는 경기 최고 수훈 선수 손흥민과 요렌테를 장면에 담았다. 손흥민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3~4일 간격의 빠듯한 일정. 그리고 아시안컵 차출 그리고 다시 풀타임. 얼마나 고됐을까.

손흥민은 아시안컵 카타르전 이후 이례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꺼려지지만 여기에 와서 몸상태가 좋았던 적이 없다. 잠도 잘 못 잤다. 경기장에서 체력이 문제였다. 나에게 기대감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가 겹쳐 나에게 짜증이 났다.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신이 지쳐있는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이때 요렌테가 손흥민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수고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손흥민의 표정은 잠시 일그러졌다가도 요렌테,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등 동료 선수들의 다가오자 기쁨 내색을 표했다.  

영국 유력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활약해 "손흥민이 토트넘의 수준을 가져왔다"고 칭찬했다. 영국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8.2점을 주며 두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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