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리가 데뷔전, 백승호에게 소중했던 것은 '지로나 유니폼'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꿈에 그리던 스페인 라리가 무대 데뷔. 한국 시간으로 28일 새벽, 안방 몬틸리비에서 '친정'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2018-19 스페인 라리가 21라운드 경기에 백승호(22)가 출전했다. 후반 41분 그라운드에 오른 백승호는 추가 시간을 포함해 7분 간 뛰었다.  한국인으로는 여섯 번째다. 

백승호에겐 운명적인 경기였다. 2010년 FC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를 받고 라마시아에 입성한 백승호에게 바르셀로나는 친정이다. 현 소속팀 지로나도 바르셀로나 인근에 위치한 카탈루냐 클럽. 지로나 감독은 바르사 선수이자 바르사B팀 감독을 지낸 에우세비오 사크리스탄 감독이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와 경기 전 터널에서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경기 후에도 조르디 알바 등 몇몇 선수와 웃으며 대화했다. 백승호는 바르사B팀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고, 루이스 엔리케 전 감독 시절 1군 훈련에 자주 소집되었다. 바르사 1군 주력 선수들과 친분이 있다.

경기를 마치고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한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나눈 대화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별 얘기 안하고 안부정도만 물었다"는 백승호는 유니폼도 교환하지 않았다고 했다. 너무나 오래 기다린 라리가 정식 데뷔. 지로나 35번 백승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자신이 소장하기로 했다.

백승호는 앞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018-19 코파델레이 16강 1차전을 마치고는 코케, 레알 마드리드와 8강 1차전 뒤에는 토니 크로스 등 평소 좋아했던 미드필더 선수들과 유니폼을 교환했다. 백승호와 유니폼을 바꾼 코케는 스페인 대표로 중원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다. 크로스도 시원시원한 패스를 뿌리는 조율사다. 백승호의 스타일과 닮았다.

바르셀로나 선수와는 유니폼을 바꾸지 않았다. 백승호 본인 소유의 바르셀로나 유니폼이 이미 많다. 백승호는 라리가 데뷔 소감을 묻자 "너무 힘든 시간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잘 참고 열심히 하다보니까 이렇게 데뷔하게된  것 같아요"라고 했다. 

"바르셀로나, 친정팀 상대로 데뷔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거기서 많은것도 배우고, 힘든시간들도 많았어요."

바르셀로나의 선택을 받은 한국인 최고 유망주였지만, 경기장 밖의 문제, FIFA의 징계, 부상, 유소년 디렉터 교체 등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엔 힘든 순간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로나 1군 선수로 자리 잡은 백승호는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백승호에게 바르사 유니폼의 의미는 그래서 다르다. 바르사 유소년의 모든 단계를 거쳐 아시아 선수 최초로 바르사B팀에 입성, 공격 경기를 뛴 백승호는 1군의 문턱에서 스스로 기회를 찾아 나섰다. 백승호는 팀의 이름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밝히기 위해 도전했다. 그 도전의 결실인 라리가 데뷔를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했다. 라리가 데뷔전을 마친 백승호에게 더 가치있는 유니폼은 PAIK이 새겨진 지로나 유니폼이었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겸손하게 준비해야죠."  백승호의 라리가 도전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백승호는 2월 1일 새벽 레알 마드리드와 코파델레이 8강 2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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