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선발투수 문승원. ⓒ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홍지수 기자] "예전이라면 '인생투를 했네'라고 말하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요. 그런 능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잖아요."

SK 와이번스 '안방마님' 이재원(31)은 팀 동료 선발투수 문승원((30)의 호투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겨우내 땀을 흘린만큼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문승원은 지난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8이닝 동안 1피안타 8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문승원의 호투는 SK 3-1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문승원은 1회초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초구에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2사 이후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에게 볼넷을 내준 뒤 8회까지 단 한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22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했다.

모두 95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45개, 커브 21개, 슬라이더 21개, 체인지업 8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를 찍었고 슬라이더는 140km. 고속 슬라이더를 섞어 LG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다음 날,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문승원은 LG전을 돌아봤다.

1회초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솔로포를 내준 상황을 두고 "이형종이 초구를 좋아하는 타자라 고민을 했다. (이)재원이 형하고 이야기를 했고, 슬라이더를 던지기로 했는데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원도 "상대 타자가 잘 친 것이다"며 인정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염경엽 감독은 문승원을 칭찬했다. 캠프 때부터 정말 의욕적으로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을 특히 칭찬했다. "문승원과 박종훈의 자세를 보고 어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했다.

노력한만큼 첫 등판 때 보여줬다. 시즌 첫 등판을 마친 후 다음 날 문승원은 싱글벙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문승원은 "예전에는 승패를 신경썼는데, 이제 팀만 이기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붙었다. 문승원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여유도 생긴 듯 하고 시야도 넓어진 듯 하다. 예전에는 포수만 보였는데, 이제는 상대 타자의 반응도 보인다"고 말했다. LG전 1회 투구 때 "직구가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공에 확실히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이런 문승원을 보고 이재원은 "예전에 승원이가 잘 던지면 '인생투'라고 했는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승원이는 정말 많이 발전했다. 그렇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투수다"고 강조했다.

물론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실패를 할 날도 더 있겠지만 문승원은 개의치 않고 자신있게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한다. 그리고 팀 승리가 우선이다. 문승원은 "내가 등판할 때는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내가 승리를 챙기는 것보다 팀 승리가 먼저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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